호수 | 2317호 2015.03.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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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조욱종 신부 |
우리가 마지막이 아니다
조욱종 신부 / 로사리오의 집 loucho2@hanmail.net
독일의 다카우수용소는 나치에 의한 유대인수용소 중에서 가장 먼저 생겼다. 다카우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We are not the last ones-우리가 마지막이 아니다.”이런 일은 언제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으므로 결코 재발하지 않도록 그때의 참혹한 상황을 그대로 보존한다는 설명과 함께 자기경고로 새겨둔 문구이다.
다카우수용소는 마치 있는 듯 없는 듯 숨어있다.“이 엄청난 역사의 사실에 흥분하지 마세요. 냉정하게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재발하지 않습니다.”마치 그렇게 말하듯이 말이다. 세월이 흐르면 그 참혹한 비극을 실감하지 못하겠지만 방심하면 언제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라고나 할까.
다카우수용소의 기록인“우리가 마지막이 아니다.”라는 경고는 지금 세월호 희생자 부모 가족들의 외침과 똑같다. 그래서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과정을 결코 잊어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 세월호 뒤에 따라올 또 다른 비극적 참사를 막기 위해서라면 말이다.
죄의 결과인 비극들을 잊어서는 아니 되듯이, 우리 성당에서 우리와 함께 살다가 먼저 간 사람들의 신앙 모범도 잊어서는 아니 된다. 작지만 위대하게 살았던 신앙인들이 바로 우리 곁에 있었고 현재에도 우리와 함께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 힘든 세상에서 내가 갖가지 어려움을 당할 때 나를 격려해주며 동시에 부족한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해준 표지판이 아니었던가?
세월호 같은 국가적인 대참사나 개인적으로 고통스러운 일들이 생겼을 때 진정으로 이웃과 함께 하는 신앙적 자세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신앙 모범이 필요하다. 은총의 시기인 이 사순절은 서로에게 신앙의 모범으로 격려와 희망이 필요한 때이다.“우리가 마지막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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