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457호 2017.10.22 
글쓴이 김경욱 신부 

내 안에 먼저 복음의 빛을 밝히자

김경욱 신부 / 정하상바오로영성관 관장

  피정의 집을 운영하다 보면 가끔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신앙의 성장을 위한 피정을 준비하고 초대하였으나 유료 피정에는 사람이 없고 무료 피정에만 사람들이 몰려올 때입니다. 자기 영성 생활의 성장을 위해서 이토록 투자하지 않는가 하는 마음이 들어 슬퍼집니다. 물론 강사가 유명하지 않아서라고 자책도 하지만 세속화의 흐름을 더 강하게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오늘 우리는 전교 주일을 지내며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를 봉헌합니다.“온 세상에 전파하리 복음 말씀을...”이 성가를 부를 땐 저도 좀 뻔뻔하고 부끄럽게 여겨집니다. 하지만 오늘은 우리가 복음을 잘 전하지 못하는 점을 일깨우는 날이 아닙니다. 오히려 세상을 향한 구원의 소식, 십자가와 부활의 사건을 통해서 부활의 영광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우리가 받았다는 이 놀라운 사실을 세상에 알리는 날입니다. 복음 전파는 의무가 아니라 권리라는 말이지요. 백성으로서, 자녀로서, 제자로서 누리는 권리 말입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라는‘님의 침묵’의 시 구절처럼 음악이 끝나도 흥을 멈출 수 없는 사랑의 마음같이, 전교는 주님을 사랑하는 우리의 열정이고, 사랑받은 사람으로서, 용서받은 사람으로서 전할 수밖에 없는 사명인 것입니다.
  자랑하고 싶은 큰 상을 아들이 받았는데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 하면 형벌이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이 기쁜 소식을 말하지 말라하면 벌과 같은 것 아니겠습니까. 일찍이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말씀하셨습니다.“네가 남들에게 불을 붙이고자 하는 그 불은 이미 네 안에 불타고 있어야 한다.”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가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복음이 내 안에서 내 삶의 모습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영으로 태어난 내 모습을 내 이웃이 보게 되는 것, 내가 그리스도 때문에 삶의 방향을 바꾸었음을 알리는 것이 복음 전파의 시작일 것입니다. 내가 그리스도의 제자임을 내 이웃이 알아차리는 그 모습은 예수님과 함께 사는 것입니다. 그것은 예수님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생각하고 예수님이 행하시는 것처럼 행동하고 예수님이 고통받으시는 것처럼 고통받으며 사는 것입니다. 또한 내 안에 불붙은 복음도 예수님과 함께  살면서 빛을 발하게 됩니다. 우리 안에 복음의 빛을 밝히고 영적인 성장을 위해서 노력함으로써 세상에 복음의 빛을 비추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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