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가톨릭부산 2017.10.11 10:09 조회 수 : 157

호수 2456호 2017.10.15 
글쓴이 성지민 그라시아 

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성지민 그라시아 / 노동사목 free6403@hanmail.net
 

 ‘우수한 성적으로 지방 국립대 졸업, 해외기관 및 국내 공기업 인턴, 토익점수 950이상, 영어회화 및 기초 중국어 가능’소위 말하는 스펙이 단단한 친구가 있습니다. 졸업 후 취업을 위해 이리저리 열심히 노력했지만 현재 친구에게 허락된 일자리는‘1년 계약직, 2년 이상 연장 불가, 야근을 해야 하지만 수당은 못 챙겨 준다.’는 곳 이외는 찾기가 힘든가 봅니다.  
  어른들은 말합니다.“세상 좋아졌지. 해외 배낭여행에 어학연수라니. 이 뭐야 우리 때는 꿈도 못 꿨어. 동생들 뒷바라지해서 학교 보내랴 집안일 하랴 훨씬 더 편하게 살고 있잖아.”
  그렇습니다. 지금의 청년들은 기성세대가 전쟁까지 겪으며 허기를 채우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힘들게 일구어낸 경제적 성장과 풍요 속에서 예전보다 편하게 살고 있습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청년들의 하소연이 엄살과 나약함으로 들리고 한심하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지금의 기성세대는“오늘만 참고 일하면, 이 고통을 견디면 내일은 더 좋은 날이 올거야.”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었고, 대학을 졸업하면 정년이 보장된 회사에 취직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정을 꾸리고 열심히 일해서 알뜰살뜰 조금씩 모아 집도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청년들은‘오늘보다 더 못한 내일’이 올 수 있다는 절망감을 안고 살아갑니다. 앞서 말한 친구와 같이 1년 계약직으로, 또는 일한 만큼의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청년들은 하루하루 불안하게 살고 있습니다.‘20년 동안 한 푼도 안 쓰고 숨만 쉬고 일해야’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연애, 내 집 마련, 결혼, 출산, 자녀 양육은 당장 꿈꿀 수 없는 일입니다. 체감실업률 22.5%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초조해하는 청년들과 또 한편으로 가까스로 일자리를 구했지만 언제 잘릴지 모를 불안함과 정규직 전환이라는 꿈을 위해 과로와 스트레스에 쌓여 살고 있는 청년들도 있습니다.
  이렇듯 과거의 문제와는 다른 이유로 청년들은 힘듭니다. 그 시절과 지금은 상당히 변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사회구조로 인한 문제들은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가톨릭교회의 청년으로서 고민스럽습니다. 청년들은 당장 눈앞에 직면한 문제로 늘 불안합니다. 아르바이트로, 취업준비로 본당에 나가지 못하는 청년들에게 우리는, 교회는 곁에서 함께 공감하고 지지하기 위해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호수 제목 글쓴이
2339호 2015.08.02  휴가와 피정 황성일 안셀모 
2449호 2017.08.27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황규하 이냐시오 
2470호 2018.01.07  Sure, Why not? (그 뭐시라꼬!) 홍영택 신부 
2756호 2023. 5. 7  [젊은이에게 보내는 편지] 중독으로부터의 해방 홍성민 신부 
2606호 2020.07.19  한 끼의 힘 현주 라파엘라 
2622호 2020.11.08  내 마음의 평화 현주 라파엘라 
2356호 2015.11.29  기다림 현애자 로사리아 
2713호 2022. 7. 10  매듭을 풀다 현애자 로사리아 
2641호 2021.03.07  오후 5시 한옥선 율리아 
2673호 2021.10.17  주어진 소임에 최선을 다하여 한영해 아가다 
2535호 2019.03.24  제34차 세계청년대회 참가자 수기 -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루카 1,38) 한그린 미카엘라 
2023호 2009.11.29  도보 성지 순례 하창식 프란치스코 
2036호 2010.02.14  비행기도 하느님이 창조하신 걸까? 하창식 프란치스코 
2048호 2010.05.09  묵주의 9일 기도 하창식 프란치스코 
2060호 2010.08.01  부끄러운 고백 하창식 프란치스코 
2073호 2010.10.24  내가 먼저 미소를 [1] 하창식 프란치스코 
2081호 2010.12.19  성모님의 삶을 묵상하며 기도합니다. 하창식 프란치스코 
2146호 2012.02.05  작은삼촌 하창식 프란치스코 
2154호 2012.04.01  만우절 하창식 프란치스코 
2162호 2012.05.27  외국인 유학생들을 볼 때마다 하창식 프란치스코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