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453호 2017.09.24 
글쓴이 고길석 프란치스코 
순교자 성월에 드리는 등대회 미사

고길석 프란치스꼬 / 안락성당

  부산시 가톨릭 공무원 모임으로 등대회가 있습니다. 1988년에 결성되어 지금까지 이어오며 최정훈 신부님께서 지도 신부로 계십니다. 2016년‘기초공동체 복음화의 해’를 지내며 직종별 단체의 영적 결속과 친교를 목적으로 등대회 활성화를 위해 지도 신부님께서는 많은 노력을 하셨습니다.
  올해 초부터는 그 일환으로 시청을 중심으로 미사나 모임을 했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각 구청 중심의 미사 시간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또한 구청별로 사정이 다르기에 3명 이상만 모이면 구청을 방문하여 미사를 봉헌하기로 했습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공직생활을 하며 활기찬 신앙생활을 하는 게 쉽지만은 않은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근무하는 해운대구에서는 두 달에 한 번꼴로 신부님을 모시고 미사를 봉헌하자고 회원들끼리 다짐을 했습니다. 다행히 지금까지 많을 때는 15명, 적게는 8명이 퇴근 후 모여 강당 한편에 제대를 마련해 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홀수달 첫 화요일인 지난 9월 5일 12명이 모였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어김없이 방문하여 미사를 집전해 주셨습니다. 주일 500명 정도 모이는 교중미사를 드리다 십여 명이 드리는 미사는 참 색다른 은혜로움이었습니다. 성체와 성혈을 함께 영할 수 있는 기회는 자주 오지 않기에 더욱 감사함이 다가오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신앙의 선조들께서는 미사를 드리려고 수십 리 길을 걸어 갖은 고초를 겪으며 어느 장소에 모이면 그곳을 찾아오신 신부님을 통해 성체를 모셨다고 합니다. 그런 와중에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의 얘기가 전설처럼 들리는 시대입니다. 외적으로 체험하는 박해의 시대는 사라졌지만, 믿는 이들이 성체를 모시는 시간은 짧아져 갑니다. 무엇이 귀하고 중한 것인가를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다음에 미사 드리면 되지... 아니면 주일 미사 드리면 되는 것이고”이런 생각이 마음에 머물게 됩니다. 그리고 세상일로 바쁩니다. 이렇게 시간은 지나가 버립니다. 순교자들께서 그렇게 갈망했던‘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삶의 우선순위에 둔다면 너무도 안락하게 모실 수 있는 환경입니다. 감사함이 밀려옵니다.
  세상의 등불이 되라는 주님 말씀을 따르기 위해 등대회원들은 가능한 한 자주 미사에 참여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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