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의 승천은 바로 우리의 미래입니다
손삼석 요셉 주교
매년 8월 15일에 우리 교회는 ‘성모 승천 대축일’을 지냅니다. 이날은 우리나라의 광복절이기도 하지요. 오늘은 이 대축일의 역사와 의미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950년 11월 1일 희년의 ‘모든 성인의 축일’을 맞아 교황 비오 12세(1939∼1958년 재위)께서는 사도적 헌장 '지극히 자애하신 하느님'(Munificentissimus Deus)을 통하여 성모 승천을 교의로 선포하셨습니다: "원죄없으신 하느님의 어머니이시며 평생 동정이신 마리아는 지상 생애의 여정이 끝난 다음 그 영혼과 육신이 천상 영광 안에 받아들여졌다". 그 이후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도 “마침내 티없이 깨끗하신 동정녀께서 조금도 원죄에 물들지 않으셨으며 지상 생활을 마치신 후에, 영혼과 육신이 천상 영광에로 부르심을 받으셨다.”(교회헌장 59항)고 발표했습니다. 비록 교황 비오 12세께서 1950년에 들어서서 이 교의를 선포하셨지만, 이미 초기 교회 공동체는 성모님께서 지상생활을 마치신 후 영혼과 육신이 함께 천상 영광으로 하늘에 올려지셨다고 믿어왔습니다. 물론 성경 안에 성모님의 승천에 관한 교리를 명시한 곳은 없습니다. 그러나 교황 비오 12세께서는 ‘이 교리의 궁극적 근거는 성경’라고 하셨습니다. 왜 그럴까요? 성경 안의 성모님에 대한 언급과 또한 성모님의 생애를 통해서 볼 때 그 근거는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천사 가브리엘이 성모님께 예수님의 잉태 소식을 알리면서 “은총이 가득한 이여”라고 인사합니다(루카 1, 28). 비록 성경 안에 성모님의 교의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도 “은총을 가득히 받으셨다”는 그 말 안에 성모님에 대한 교의의 내용이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성모님의 생애를 보아도 다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성모 승천은 당신을 전적으로 하느님의 은총에 내맡기신 성모 마리아께서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에 참여하셨고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되셨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성모 승천의 의미가 성모 마리아께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성모님께서 하느님께로 불려 올라가셨다는 것은 바로 우리의 구원도 이미 시작되고 완성되었음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모 승천은 우리도 성모님처럼 하느님께 갈 수 있다는 믿음의 발로요, 희망의 표현입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바로 우리의 미래입니다. 그래서 이 날은 부족한 우리들이지만 성모님처럼 하느님의 뜻을 깨닫고, 하느님의 일을 생각하고, 하느님의 뜻이 우리 가운데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