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41호 2013.10.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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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장재봉 신부 |
방송에서 어느 스님이 선과 악은 상대적이라고 설명하던데요. 이순신 장군의 위장전술이 우리에게는 선이지만 일본인에게는 악이라는 예를 들더군요. 그런 어이없는 주장에 관하여 꼭 집어서 반박하도록 가르쳐 주십시오.
장재봉 신부(활천성당 주임) gajbong@hanmail.net
교회는 선과 악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진리로 받아들입니다. 단언컨대 선과 악은 한 인격적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마음속으로 악을 지향하는 것만으로 우리의 선은 파괴됩니다. 선에 의해서 참된 현실을 실현할 수 있듯이 악을 따름으로써 삶을 망칠 수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악의 세력은 인간과 하느님의 관계를 끊어놓기 위해서 호시탐탐 노리는 사탄의 시선입니다. 세상의 윤리적 질서를 파괴하려는 사탄의 작업입니다. 갖은 수단을 동원하여 인간의 주관적 의지를 무너뜨리는 사탄의 힘입니다. 하느님과 이웃과의 관계를 단절시키기 위한 거짓의 수단을 멈추지 않습니다. 이렇듯 악은 실재합니다. 우리를 진리에서 동떨어지도록 유혹합니다. 때문에 교회는 인간 의지로써 선을 따르고 악을 거부할 것을 가르칩니다. 선과 악에 밝아 올바른 인격을 갖출 것을 요구합니다. 이순신 장군의 전략은 상대를 죽이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악을 향한 도전이며 저항이기에 명백한 ‘선’입니다. 자신의 영달이 아닌 민족의 안녕을 위한 사랑과 정의의 선택이기에 ‘선’입니다. 불교는 절대적 존재를 믿지 않습니다. 때문에 온 우주를 상대적인 현상으로 관찰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