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29호 2013.08.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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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경완 신부 |
주일 미사참례가 부담됩니다. 꼭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핑계 대지 않고 열심히 신앙생활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합니다.
홍경완 신부(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학장) mederico@cup.ac.kr
내가 주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시는 것이 주일을 거르지 않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삐 움직이는 현대의 도시인들에게 주일은 그저 쉬는 날로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주 5일제 근무가 정착되어 가는 요즘엔 더욱 그렇습니다. 토요일은 한 주를 마치는 노는 날이고, 주일은 새로운 한 주를 준비하기 위해 쉬는 날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일요일은 그냥 주간의 마지막 쉬는 날이 아니라, 주님의 날이고 주간의 첫날입니다. 그 처음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은 모든 것의 처음, 곧 맏배를 가장 먼저 하느님께 바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땅의 소출인 곡식도 그렇고 짐승도 그렇고,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것들 모두는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기에, 주인이신 분께 먼저 드리고 나서 그 나머지를 우리 인간이 사용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 생각했었습니다. 이런 생각이 주일에 대한 가르침에도 숨어 있습니다. 주일은 한 주간의 맏배입니다. 교회는 이 맏배를 제일 먼저 주님께 바치고 나머지 엿새를 자신과 가족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가르칩니다. 미사참례와 주일파공(罷工)은 그 당연함의 작은 실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