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23호 2013.07.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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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성민 신부 |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되는 사회의 부정부패, 그리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왜 하느님께서는 이런 일들을 내버려두시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아가 ‘하느님은 과연 계실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홍성민 신부(임호성당 보좌) parvus@hanmail.net
우리는 이 세상이 하느님께서 창조하셨다고 믿고, 또 우리의 삶에 하느님께서 함께하신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마주치게 되는 세상의 악은 이러한 우리의 믿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혼란에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답하십니다.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제가 믿었던 하느님은 능력의 하느님이셨고, 당신의 힘으로 우리를 이끄시고, 구원하시는 분이셨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플 때 우리와 같이 아파하시는 분은 아니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하느님의 모습은 능력 이전에 먼저, 우리의 삶 가장 깊은 곳까지 함께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십자가 위에서의 그 외침은, 우리가 하느님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느끼는 순간, 하느님은 없다고 생각하는 그 자리에, 가장 나와 같은 마음으로 같이 외쳐주시는 하느님의 모습입니다.
세상에 악이 있고, 정의가 무너지는 것은 하느님이 없어서가 아니라, 하느님을 믿고 사는 우리가 하느님과 같은 사랑으로 소외당한 사람들과 함께하지 않고, 악에 맞서기 위해 나의 삶을 걸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그분을 믿는 우리 안에 살아계십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그 살아계신 하느님을 우리의 삶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