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05호 2013.0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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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경완 신부 |
교우와의 의견이 맞지 않아 다투었습니다. 마음이 편치 않지만 그렇다고 제 생각이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홍경완 신부(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mederico@cup.ac.kr
힘드시겠습니다. 같은 신앙을 가진 분들 사이의 의견대립이라면 특히 더 그럴 겁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면 이러한 의견 대립은 피할 수 없는 인간의 본질적 요소이며 한계이기도 합니다. 이런 일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관점의 차이, 곧 사물이나 사건을 바라보는 눈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어느 누구도 한 사물이나 사건을 온전히 보지는 못합니다. 이건 인간이라면 모두가 지니고 있는 한계입니다. 어느 한 곳에서 일정한 시점에서 볼 수밖에 없기에 일부분 밖에 보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보이는 그 일부분이 그것을 보는 사람에게는 전부입니다. 그런데 다른 이는 또 다른 곳에서 다른 일부분을 보고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립과 충돌이 일어납니다. 이게 관점이란 말이 가지고 있는 속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내가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일부분 밖에 볼 수 없고, 그것이 인간의 속성임을 깨닫는다면, 상대방이 보는 그 일부분에 대해 좀 더 너그러울 수 있습니다. 내가 본 것이 진리가 아니라 진리의 아주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그만큼 상대방의 의견을 수용하고 인정하는 마음 또한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진리의 아주 작은 일부분밖에 보지 못하는 인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