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03호 2013.0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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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성민 신부 |
세례받은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주일미사는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고, 신자의 의무도 성실히 지키는 편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 신앙에 자신이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보다 더 강한 신앙을 가질 수 있을까요?
홍성민 신부(임호성당 보좌) parvus@hanmail.net
형제님의 질문을 받고, 먼저 “믿는다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많은 신앙인이 강한 믿음을 얻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그 강함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으려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의지나, 다른 사람들과의 논쟁에서도 늘 이길 수 있는 교리와 성경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강한 믿음의 증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하느님을 믿는 것이 신앙입니다. 그러기에 그 믿음의 대상은 내가 아닙니다.
믿음으로 시작한 일에서도 자꾸만 그 일이 나의 일이 되어버리고, 온종일 성당에 와서 봉사하면서도 하느님을 찾기보다는 내가 그 중심이 되어 버리는 경우를 우리는 너무나도 자주 봅니다. 더 강하고, 더욱 완벽한 나는 세상에서의 기준으로 본다면 더 좋은 나이겠지만, 신앙의 눈으로 본다면 오히려 하느님께 믿음을 두기 어려운 사람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쓴 둘째 편지 12장 10절에서 “내가 약할 때에 오히려 강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나약한 나를 느낄 때, 내가 무너짐을 체험할 때, 그때가 사실 가장 기도하기 좋을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