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199호 2013.0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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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성민 신부 |
아들이 어릴 때는 주일학교에도 다니고 복사까지 하였는데, 대학 간 이후로는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결혼할 때는 관면혼배까지 다 시켰는데, 며느리도 신자가 아니다 보니 손자 손녀들은 유아세례도 받지 않은 상태입니다. 다 제 잘못인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픕니다.
홍성민 신부(임호성당 보좌) parvus@hanmail.net
많은 부모가 자녀의 신앙문제로 마음 아파하십니다. 자녀의 냉담이 모두 부모의 탓만은 아니니까 너무 자책하지는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의 신앙생활과 교육이 너무 교회 안에서의 활동에만 치우친 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 주말마다 주일학교에 참여하였기에 그때는 신앙생활을 했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그 활동이 전부인 경우가 많습니다. 성당이라는 공간에서 토요일과 주일을 사람들과 함께 보내지만, 하느님 앞에서 기도하는 시간은 거의 없습니다.
아이들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앙생활을 신앙활동으로 여기고, 열심히 그 활동에 매진하지만, 그 활동을 멈추게 되면 바로 신앙생활 전부가 사라지곤 합니다. 주일 학교 교사를 하다가, 자모회를 하다가, 사목회 간부를 맡다가, 그 맡은 직책에서 벗어나면 신앙생활에서도 벗어나 버립니다.
자녀에게 다시 성당 가라고 권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신앙생활이 나에게 가져다주는 기쁨과 위로, 삶의 희망이 무엇인지 부모님이 먼저 스스로 돌아보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진정 신앙이 나에게 위로가 되었고, 힘이 되었다면 바로 그것을 자녀들에게 알려주시고, 보여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