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189호 2012.1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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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성민 신부 |
하느님과 약속을 한 것이 있는데 계속 지키지 못해 죄책감이 듭니다. 왠지 벌 받을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그래서 마음이 더 불안하고, 하느님이 두렵게 느껴집니다. 하느님과 약속하는 것이 죄가 되나요?
■홍성민 신부(임호성당 보좌) parvus@hanmail.net
우리 신자들을 보면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주 하느님 앞에 주눅이 들어 있는 듯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물론 하느님 앞에 떳떳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없겠지만, 만일 제가 하느님이라면 나의 사랑스러운 자녀가 죄송하고 부끄러워 나를 만나기를 꺼리고,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나를 대한다면 그 모습이 좋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약속은 물론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인간이기에 우리는 우리가 한 약속을 때로는 지키지 못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약속의 결과보다 약속할 때의 마음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혹시 그 노력이 부족했다고 여기신다면, 그것에 대하여 용서 청하시기 바랍니다.
분명 하느님은 죄인에게 심판과 멸망을 원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 죄인이 다시 새롭게 살아가기를 바라십니다.
만일 사랑하는 사람과 한 약속이 있는데 그것을 지키지 못해서 그를 멀리하려 하거나 떠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것입니다. 약속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약속이 이루어졌던 사랑의 관계, 그것이 더 중요합니다.
하느님께 부족하고 모자란 모습이 있었다면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시고, 다시 새로운 삶을 살아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