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182호 2012.1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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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장재봉 신부 |
조배실 입구에 “비회원의 출입을 금하니 성전에서 감실조배를 하라”는 인쇄물이 붙어 있어 돌아섰습니다. 조배실은 회원만 출입하는 곳인가요?
장재봉 신부(활천성당 주임) gajbong@hanmail.net
“참 별일”입니다. 한 발 물러, 그 사정을 헤아려 봅니다. ‘열에 아홉’은 ‘열린 조배실’에서 ‘사고’가 있었기에 내려진 조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한편 ‘백에 한둘’은 더 ‘숭고하고 엄숙한’ 조배실을 꾸미기 위한 욕심에서 내린 결정일 수도 있겠다 싶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들락대는’ 비회원들의 산만한 모습이 훼방꾼 같아서 취한 ‘거룩함’을 빙자한 결단이 아니길 빌어 봅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조배실에서 ‘오직’ 회원만을 배알하고 계신 주님 마음을 생각해 보셨는지 묻겠습니다. 그분께서 단지 ‘회원’에게 특혜를 주고 만족시키기 위해서 스물네 시간을, 꼬박... 조배실에서 ‘성체’로 머물러 봉사하시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따지겠습니다. 성체를 대하는 마음이 이리 옹졸하니, 예수님이 얼마나 슬프실지요. 주님의 몸을 모신 조배실에서까지 누구를 차별하고 누군가를 소외시키며 출입을 금하다니... 어이가 없습니다. 물론 ‘성전의 감실 앞’에서 성체조배를 드리는 것은 백번 무방하고 타당한 믿음의 행위입니다. ‘조배실’과 동격의 성체조배 기도가 가능하니 섭섭한 마음을 거두고 더 성체를 공경해 드리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분을 ‘조배실’ 안에 가두고 계신 분들, 어서 문을 활짝 열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