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177호 2012.09.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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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성민 신부 |
손녀가 생후 22개월째에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그후 매일 위령기도를 바치고 있는데, 사람들이 어린이들은 하늘나라에서 천사가 되어 있을 건데 위령기도를 바친다는 것이 좀 그렇다고 합니다. 위령기도를 계속해서 바치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다른 기도를 해야 하는지요?
홍성민 신부(임호성당 보좌 신부) parvus@hanmail.net
교회 공동체는 죽은 이들을 위해 함께 모여 위령기도를 바치고, 또 장례미사와 위령미사를 봉헌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죽음에 대한 슬픔에 동참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부활의 희망 속에서 다시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고인이 주님의 품에서 평안한 안식을 누리기를 희망하고, 또 그렇게 믿기 때문입니다.
매 미사 때마다, 사제는 죽은 이들을 위해 이렇게 기도합니다. “부활의 희망 속에 고이 잠든 교우들과 세상을 떠난 다른 이들도 모두 생각하시어, 그들이 주님의 빛나는 얼굴을 뵈옵게 하소서” 이 기도는 죽음의 슬픔을 희망으로 바꾸는 우리의 신앙을 보여줍니다.
위령기도는 죽은 이들이 하느님과 함께 있기를 청하는 것을 넘어서, 산 이와 죽은 이들의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떠난 영혼들도 여전히 사랑하시고 돌보아 주시는 것을 기도를 통해 깨닫는 것입니다.
위령기도는 물론 세상을 떠난 영혼을 위한 기도입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슬픔에 빠진 우리를 위한 기도이기도 합니다. 슬픔에서 벗어나는 길은 그것을 기억에서 지우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의 의미를 새롭게 하는 것입니다. 자매님의 믿음이 지금의 슬픔을 희망으로 바꾸는 힘이 될 수 있기를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