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173호 2012.08.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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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성민 신부 |
제 친구가 성당에서 같은 신자들에게 상처를 받아서 더는 신자생활을 하지 않으려 합니다. 친구의 마음을 돌리고 싶은데, 뭐라고 말해 주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홍성민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 임호성당 보좌 신부
하느님의 이름으로 모인 곳이 성당이지만, 본당 안에는 많은 사람이 있고, 많은 단체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단체와 단체의 사이에서 크고 작은 갈등들이 생기게 됩니다. 그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대로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여야 하지만, 우리의 나약함으로 우리는 세상의 모습과 다를 바 없이 서로의 입장만을 이야기하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그러한 모습이 복음적이지 않기에 실망하게 되고, 하느님께 대한 신앙마저 흔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실망하고 상처받았기에, 그들을 단죄하고 떠나려고만 하는 모습 역시 복음적이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에게 사랑의 모습이 아쉽다면 그들을 바라보는 내 모습에 ‘사랑’이 있는지, 그들에게 용서의 마음이 없는 것이 실망스럽다면 바로 그들을 향한 내 마음에는 ‘용서’가 있는지 돌아보아야겠습니다.
완벽한 사람들이 모여야만 완벽한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부족한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부족함을 용서하고, 부족하기에 서로 돌보아주려 할 때, 바로 그곳이 완벽한 복음의 공동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