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171호 2012.07.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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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경완 신부 |
예전보다 생각이 많이 굳어버렸다는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경직된 사고는 옳은 판단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생각되어 없애고 싶은데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홍경완 메데리코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mederico@cup.ac.kr)
예수님에 대해 ‘자유인’이라는 표현을 자주 합니다. ‘예수는 자유의 몸이시다’라는 제목을 단 책도 있습니다. 매우 정확한 묘사라고 여겨집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자유로운 분이시라는 표현은 무엇보다, 그분의 사고와 행위가 자유롭다는 말입니다. 사고와 행위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변 환경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응이나 반복되어 익숙해진 행위들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인간 행위는 생각의 결과물들입니다. 생각하는 것이 곧 행동으로 연결됩니다. 예수님께서 자유인이실 수 있음은, 그분의 생각이나 행위가 어딘가에 얽매여 있거나 틀에 갇혀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자유로움이 하느님의 본질적 속성입니다. 질문처럼 생각이 굳어버렸다는 느낌은 나의 사고가 자유롭지 못하고 어딘가 매여있기 때문이며, 스스로는 깨닫지 못하는 어떤 틀 속에 갇혀있기 때문입니다. 경직되어 있다고 느낄 때가 기회입니다. 그러나 제대로 생각하기 위해선 연습이 절대적으로 요구됩니다. 거꾸로 생각하고, 뒤집어 생각하고, 넓게 생각하고, 새롭게 생각하는 연습입니다. 이렇게 생각연습이 필요한 이유는 독단으로 굳어짐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독단은 언제나 우리 신앙생활의 커다란 위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