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아 평의회 훈화(2026.1.4.)
참된 평화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요한 14,27)
평화란 무엇입니까? 우리는 평화로운 시대와 장소에 살고 있습니까? 전쟁과 분쟁의 공포로 비명과 통곡 소리가 그친 적이 있었습니까? 우리 마음에 불안과 두려움, 혼란과 미움이 언제나 존재하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평화롭다고 할 수 있을까요?
누군가는 전쟁이 없는 상태를 평화라고 합니다. 그러나 가톨릭교회는 정의와 사랑이 온전히 실현된 상태를 ‘평화’라 합니다. 국적, 인종, 종교 등으로 인간을 차별하지 않고 존중하는 세상,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를 가장 먼저 보호하고 도와주는 세상, 경제적 이득보다는 인간의 생명과 권리를 우선하는 세상, 공동선이 실현되는 세상, 인격적 만남을 통해 화해와 일치를 이루는 세상, 미래 세대를 위한 소비주의 지양과 생태적 관심에 더욱 힘쓰는 세상 등. 한마디로 ‘하느님의 뜻’이 실현되는 그곳에 평화는 비로소 존재할 수 있습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2304항 참조).
그렇다면 우리 세상은 과연 평화로운가요? 우리는 평화의 사도로 살아가고 있나요? 최근 레오 14세 교황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고통받는 인류를 위하여 종교가 해야 하는 본질적인 역할은 생각과 말까지도 무기로 삼고자 하는 유혹이 날로 자라나지 않게 막아내는 일입니다. 올바른 이성만이 아니라 위대한 영적 전통들도 우리에게 혈연이나 민족을 넘어설 것을,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사람만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은 거부하는 집단을 넘어설 것을 가르쳐 줍니다.”(2026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 中)
그리스도의 평화는 그저 그러한 상태가 아닙니다. 그분께서 주시고 우리가 지키길 원하시는 평화는 매우 구체적이고 단호한 것입니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지 마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마태 10,34)
우리는 무엇을 끊고 단절해야 합니까? 누구를 연결하고, 만나며, 안아주어야 합니까? 새해에는 진정한 평화를 위하여, 참된 평화의 사도로 살아갑시다.
평화의 모후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