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공현 대축일(1월 4-10일)

주님을 찾아가는 신앙의 여정

권용오 마티아 신부 (안동교구)

오늘 복음은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님을 발견하고 경배를 드리기까지 걸어간 여정을 자세하게 전해줍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주님을 찾고 주님께 경배드리고자 하는 우리도 동방박사들과 같은 신앙의 여정을 걸어야 합니다. 비록 도중에 길을 잃었지만, 다시 별의 인도를 따라가는 동방박사처럼 우리도 주님을 다시 찾는 여정을 잘 따라가서 마침내 주님을 만나고, 기쁨이 충만한 새로운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동방박사들을 모범으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성모님의 군단은 여성들로 창단되었지만, 남성들도 참여하게 되면서 활동 분야가 확대되었고, 하느님의 뜻을 구별하는 기준도 중요해졌습니다. 모성애로 충만한 여성들이 현실적인 여건을 그다지 고려하지 않는 경향과 달리 남성들은 사도직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결과를 예상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레지오를 이끌던 프랭크 더프는 사도직 선별의 기준을 스스로 제시하기보다 단원들이 실패를 통해서 배우기를 바랐습니다. 그는 대체로 단원들과 함께 기도하면서 성모님께 의탁하는 방법으로 사도직을 수행하면서도 가끔은 단원들이 스스로 가장 효과적이고 최선이라고 주장하는 사도직 방법을 채택하고 실천하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 활동들이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는 것과 달리, 성공할 가능성이 없어 보이던 활동들이 큰 성과를 가져오는 경험을 반복하면서, 레지오의 사도직은 단원들이 스스로 확보한 자원이나 방법이 아니라 성모님이 마련해주시는 모든 것에 의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차츰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기도하고 활동하고 노력한다 하더라도, 성모님과 함께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교본 제39장 1항) 동방박사들은 예루살렘에 이르렀을 때 자신들의 지식과 경험으로 판단하여 도시로 들어감으로써 길을 잃고 목숨까지 위태롭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도시를 벗어나면서 다시 별을 찾고 주님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레지오 단원들도 성모님의 군대에 속한 사람으로서 실패할 때마다 자신의 경험이나 판단보다 성모님을 믿고 의지함으로써 성모님이 항상 도와주심을 잊지 않는 충실한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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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세례 축일 (1월 11-17일)

우리와 함께 의로움을 이루시는 예수님

권용오 마티아 신부 (안동교구)

주님 세례 축일은 예수님께서 공적 생활을 시작하는 출발로서 성탄, 공현축일과 함께 하느님의 아들로서 이 세상에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신 사건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건의 현장에서 예수님을 직접 뵙고 알아본 사람들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없었다면 하느님이 당신의 구원 사업을 전개하였어도 그것을 알아보지 못하고 구원받을 기회도 잃게 되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러 오시자 만류하는데, 예수님께서는 요한의 세례를 받는 것이 “모든 의로움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세례자 요한이 자신의 주장을 굽히고 예수님의 뜻을 따르자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영이 이 세상에 내려오십니다.

교본은 복음 전파가 열성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예수님께서 잘 드러나시지 않는 이유는 성모님을 뒷전에 내버려 두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제5장 6항 참조) 그러나 레지오 단원은 마음속에 성모님께 대한 신뢰심을 굳게 지니고, 어린아이처럼 끝없이 성모님께 매달리는 신뢰로 사도직을 수행합니다. 충성과 규율의 완전한 조화 속에서 활동하는 레지오는 “교회가 온 세상을 얻고자 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기만을 바라고”, “성모님이 영혼들을 돌보시며 뱀의 머리를 바수는 당신의 영원한 사명을 완성하시는 일에 대리자로서 활용하시는 사도직 단체”(제5장 7항)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하겠습니다.

성모님은 하느님의 뜻을 전해 듣고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하고 응답하심으로써 예수님을 잉태하셨습니다. 요한에게 세례를 받음으로써 죄인과 연대하신 예수님께서 모든 죄인을 구원으로 이끄셨듯이, 성모님의 응답으로 인간의 모습을 취하신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위한 구원역사를 이루셨습니다. 레지오 단원은 성모님의 초대에 응답함으로써 하느님께 응답하신 성모님을 본받아 구원역사에 협력하는 대열에 합류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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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주간(1월 18-24일)

하느님의 어린양

권용오 마티아 신부 (안동교구)

우리가 미사 때 성체를 모시기 전에 외치는 “하느님의 어린양”이라는 신앙고백은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을 가리키는 말로 제일 먼저 사용하였습니다. 요한은 예수님을 처음 만났을 때는 회개가 필요하지 않은 분이라고 생각했지만, 두 번째 만났을 때는 죄를 용서하시는 능력을 지니신 분으로 알아보았던 것입니다. 회개가 필요하지 않은 예수님께서 회개의 표시를 받으려는 사람들 가운데 서신 것은 회개하는 모든 사람에게 용서를 얻게 하는 속죄의 제물, 어린양이셨기 때문입니다.

미사 때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용서의 은총을 베푸시기 위해 희생제물이 되신 십자가 제사를 재현합니다. 그리고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께 우리 자신을 의탁하고, 새로운 삶을 살고자 열망하면서 성체를 모심으로써 죄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기쁨과 신앙생활에 필요한 새로운 활력을 얻게 됩니다.

하느님의 어린양은 이집트를 탈출하던 날 밤에 이스라엘인들의 집 문설주에 피를 발라 생명을 지키게 해 주었던 어린양보다, 해마다 성전에서 백성의 죄를 용서받기 위해 제대에서 바쳐지던 어린양보다 더욱 완전하게, 영원한 생명을 보장해주고 죄의 사슬에서 벗어나게 해 줍니다.

레지오 단원은 매일 미사에 참석하고 성체를 모시려고 노력합니다. 미사 시간을 지키기 위해서는 많은 희생이 요구되며, 미사를 일상생활의 중심으로 삼아야 합니다. 매일 미사에 참석하는 레지오 단원은 예수님을 닮고 싶은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 성모님의 생애가 예수님 수난 여정에 합류하였듯이 레지오의 사도직 활동도 성모님과 함께 예수님의 여정을 충실히 따를 때 세상의 구원에 이바지하게 될 것입니다.

“레지오 단원들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주님께서 바로 우리를 위해서 당신의 마지막 탄식과 마지막 한 방울의 성혈마저 바치셨다는 사실을 묵상하면서 자신의 봉사와 활동 안에 이러한 주님의 모습이 반영되도록 힘써야 한다.”(제4장 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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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주간(1월 25-31일)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는 공동체

권용오 마티아 신부 (안동교구)

마태오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메시아로서 활동을 갈릴레아에서 전개함으로써 이사야의 예언이 이루어졌다고 설명합니다. 원래 약속의 땅이었던 갈릴레아가 지배자들의 혼혈정책으로 정체성을 상실하여 하느님께 희망을 둘 수 없는 상태가 되었는데, 예수님께서 복음을 선포하기 시작하시면서 다시 하느님의 은총을 받을 희망이 생겼기 때문에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백성이 큰 빛을 보았다”라는 예언이 성취되었다고 해석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희망은 공동체를 통해서 세상 안에 드러나야 하므로 예수님께서는 복음 선포에 이어서 제자들을 불러 모으십니다.

희망의 빛은 믿음을 통해 빛나며 사랑의 크기에 따라 강렬해집니다. 그리고 사랑은 결단코 혼자일 수 없으며 감추었을지라도 대상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이 삼위일체라는 교리는 하느님이 완전한 사랑이라는 고백임을 상기할 때 예수님께서 이 땅에서 이루고자 하신 하느님 나라는 사랑의 공동체 외에 다른 것일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사랑으로 제자들을 부르시고 그들 안에 믿음이 생기게 하셔서 세상이 알 수 없는 새로운 희망, ‘큰 빛’을 발견하게 하고 마침내 그들 자신이 그 빛의 한 줄기가 되어 세상 모든 곳을 밝히도록 당신의 사랑을 아낌없이 베푸셨습니다.

“레지오는 세상의 죄악을 직접 억눌려 없애려는 활동보다는 가톨릭 신앙의 원리와 가톨릭적 온정을 공동체에 스며들도록 만들어, 죄악이 자라기에 알맞은 토양을 제거함으로써 저절로 소멸되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제39장 8항)라고 교본이 지시하고 있는 내용은 활동 대상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이루기 위해서 방문할 때 명심할 주의사항입니다. 그런데 이 지시는 단원들 사이의 친교에도 중요합니다.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라고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말씀하셨듯이, 사랑의 첫 번째 표시는 상대방의 결점을 들추어내지 않는 것임을 명심하며, 공동체가 하느님 사랑으로 튼튼하여지도록 단원들이 함께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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