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 대림 제4주일 강론)

 

임마누엘 하느님

 

오늘 복음은 극적인 반전을 보여줍니다. 마리아의 동정 잉태는 결국 요셉으로 하여금 파혼의 위기까지 몰고 갑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개입으로 다행히 요셉은 마음을 고쳐먹습니다. 그러자 요셉은 주님의 천사를 통해 임마누엘 하느님의 탄생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듣게 됩니다. 이와 같이 성탄은 믿는 이들에게 위기와 두려움 가운데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 하느님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주 인간관계에서 위기와 두려움을 경험합니다. 때때로 나의 관심과 호의가 오히려 상대에게 부담감과 경계심이 되어 나를 외면하거나 회피하게 만들기도 하고, 믿었던 사람에 대한 나의 기대와 선의가 오히려 실망과 분노로 바뀌기도 합니다. 의도치 않은 결과이지요. 또 공동체 선익을 위한 봉사가 오히려 관계를 파괴하고 공동체의 분열과 분파를 조장하기도 합니다. 차라리 봉사하지 않는 편이 서로에게 유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봉사 후 남는 것은 서로에 대한 불편한 감정과 비방, 그리고 회복 불가능한 상처와 단절이니까요. 이는 사목자 또한 종종 경험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며칠 전 사목자로서 낙담하고 있을 때 이모 수녀님이 글을 하나 보내주셨습니다. 많이 위로받았습니다. 소개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는 종종 기도합니다. “주님, 저 사람만 없으면 살겠습니다. 이 문제만 해결되면 주님을 잘 섬기겠습니다.” 하지만 오늘 성경과 예화들은 정반대의 진리를 말해줍니다. “네가 피하고 싶은 그 사람, 네가 부담스러워하는 그 관계가 바로 내가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모든 관계는 우연이 아닙니다. 그 사람은 나를 십자가의 길로 초대하는 키레네 사람 시몬의 병사이거나, 나를 하느님의 자비로운 마음으로 이끄는 호세아의 불륜을 저질렀다가 회개한 아내일 수 있습니다. 요셉이 마리아라는 부담을 끌어안았을 때 구세주 예수님을 품에 안았듯이, 우리도 내 인생의 각본을 찢고 내 방으로 오세요라고 말할 때, 그 관계 속에서 주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안 만나면 그만이지라는 생각보다는 이 관계를 통해 주님께서 어떻게 나를 만나주실 것인지를 먼저 묵상하는 대림 시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곧 성탄입니다. 우리는 대림 시기 무엇을 했나요?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한 삶을 살았나요? 아직 용서하지 못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그리고 내 안의 어두움에 갇혀 여전히 분노하고 원망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오늘 복음에서와 같이 위기와 두려움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였던 마리아와 요셉처럼 우리 또한 성탄이 오기 전에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였으면 좋겠습니다. 오해는 풀라고 있는 것이고, 상처는 회복하라고 있는 것이며, 잘못은 용서하라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는 빛으로 오시는 주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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