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림 제4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희망과 사랑 그리고 기쁨, 이제 마지막 평화의 촛불이 밝혀진 대림 제4 주간, 주님의 성탄도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대림 시기를 마치며, 임마누엘의 주님으로, 사랑과 평화를 가지고 우리 가운데 우리와 함께 생활하시기 위해 오시는 이 주님을 맞이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잘하였는지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오래전에 영국 런던에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여름날이었습니다. 런던 교외 한 농가를 지나가던 일행 중 한 사람이 농가 주인에게 우산을 하나만 빌릴 수 있겠느냐고 청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우산을 빌려 달라고 하니 안 빌려줄 수는 없고 해서 자기가 쓰던 우산 중에서 다 부러진 낡은 우산 하나를 내어주었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의 주인인 한 여인에게 그 우산을 씌워주고 거기를 떠났습니다. 며칠 후 어떤 사람이 아주 예쁘게 포장된 편지와 함께 그가 주었던 우산을 다시 가져왔습니다. 그 편지에는 정말 감사다는 정중한 인사와 함께 우산을 빌렸던 여인의 사인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왕 엘리자베스라고 사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농부는 얼마나 가슴을 치며 후회했는지 모릅니다. 그런 줄 알았더라면 내가 정성을 다해서 그분을 영접했을 것인데, 그 분에게 내가 가진 가장 좋은 우산을 드렸을 텐데…
오래전 영국 런던 교외 어느 허름한 농가에서 여왕을 알아보지 못하고 제대로 대접하지 못했던 이 비극적인 실수가 성탄을 맞이했던 팔레스타인 땅에도 일어났습니다. 만왕의 왕이시고 만주의 주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유대 땅에 오셨지만, 세상은 이 주님을 맞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아기를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뉘었다.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루카 2,7) 그런데 과연 우리들의 마음에는 주님이 오실 자리가 준비되어 있습니까? 자리를 찾지 못하신 주님께서 다시 동물들의 우리에 태어나셔야 하겠습니까? 이제 며칠 남지 않은 이 대림 시기, 우리들의 작은 사랑과 이웃에 대한 배려를 통해 주님께서 우리 마음에 태어나실 수 있도록 준비하는 축복된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번 성탄만큼은 주님께서 따뜻한 우리들의 마음에, 우리들의 가정에 탄생하시어 사랑과 평화의 선물을 나눠주시는 아름다운 성탄이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