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367호 2016.01.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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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경완 신부 |
청소년기에 접어든 자녀들과의 관계가 서먹서먹해져서 힘이 듭니다. 대화상대자가 되는 좋은 부모이고 싶은데 그 길을 모르겠습니다.
홍경완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학장 mederico@cup.ac.kr
청소년기의 가장 큰 특징을 저는‘문 닫아걸기’라고 생각합니다. 방문을 꼭꼭 닫아걸고 자기만의 세계로 숨어들어 버립니다. 이건 부모를 떠나 독립해서 살아가기 위해 요구되는 아주 정상적이고 필요한 자아형성 과정입니다. 마찬가지로 부모 편에서도 자녀를 품에서 놓아주어야 하는 때가 왔음을 알려주는 시그널이기도 합니다. 부모와 자녀 모두 홀로서기를 위한 준비 시기라 할 수 있습니다. 이 홀로서기가 실패했을 때 발생하는 어려움들을‘캥거루 맘’이란 신조어가 잘 말해줍니다. 이때 물리적으로 시간만 함께 한다거나, 앉혀놓고 이런저런 얘기들을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제대로 된 관심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관심(關心)이란 말은 마음(心)을 끌어들이는(關) 것, 내 마음을 끌어다 상대편에게 갖다놓는 것을 말합니다. 가끔씩은 간섭이 관심이란 이름으로 미화되어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간섭과 관심은 다릅니다. 간섭이 내 맘대로 사랑하는 방식이라면, 관심은 사랑받는 느낌을 갖도록 이끌어 주는 것입니다.‘난 네가 무엇을 하든지 네 편이야!’라고 느끼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관심이며 영혼으로 자녀와 나누는 교감입니다.“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원하는 바를 행하라.”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씀을 다시 되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