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대순교성지

가톨릭부산 2025.11.19 09:30 조회 수 : 4

호수 2899호 2025. 11. 23 
글쓴이 신기현 신부 
수영장대순교성지
 
신기현 시몬 신부
광안성당 주임 · 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위원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약 1.5km 떨어진 조용한 주택가 사이에 150평 남짓한 공간이지만 아담하고 수목이 잘 어울려 있는 수영장대순교성지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곳에는 십자가와 제대, 그리고 수영 장대 여덟 명의 순교자 기림비가 세워져 있고, 순교 당시에 있었던 장대돌이 놓여져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병인박해 시기인 1868년(무진년) 9월 19일 이곳 수영 장대에서는 동래(부산)지역 전교 회장이었던 복자 이정식 요한과 복자 양재현 마르티노, 이월주 프란치스코, 박조이 마리아, 이관복 베드로, 이삼근 야고보, 차장득 프란치스코, 옥조이 바르바라가 심한 고문을 당하고, 군문효수형(죄인의 목을 베어 높은 곳에 매달아 놓는 형벌)으로 순교하셨습니다.

   전해오는 말에 의하면 그 당시 천주교 신자들의 처형장면을 지켜본 사람들은 “처형을 하는 군인들은 삼엄한 분위기에 위엄을 갖추었지만, 사형수들은 마치 잔칫집에 나가는 기쁜 표정으로 순교를 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증언처럼 여덟 분의 순교자들은 모진 고문에도 굴하지 않고, 오직 주님만을 믿으며, 주님 안에서 참된 행복을 찾으며, “가세, 가세, 천당으로 가세.”라고 노래하며 순교의 길을 가셨습니다. 이곳의 순교자들은 주님과 함께 하늘 나라에서 누릴 영원한 생명을 희망하며, 기쁘고 행복하게 자신의 목숨을 내놓으셨습니다. 

   이처럼 하느님을 굳건히 믿는 사람은 죽음 앞에서 또 그 어떠한 어려움 앞에서도 결코 좌절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으며 하느님을 배반하지 않음을 여덟 분의 순교자들은 분명히 보여 주셨습니다. 또한, 박해가 심하면 심할수록 삶의 노고가 깊으면 깊을수록 하느님께 받는 은총은 크다는 것을 굳건한 믿음으로써 보여주셨습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우리는 어렵고 힘든 삶을 만나면 하느님을 떠나서 다른 곳에서 길을 찾고자 합니다. 그 결과는 어떻습니까? 길은 더 꼬이고, 결국 어려움은 어려움대로 더욱 나를 짓누르게 됩니다. 그러나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하느님 안에서 기도하고 기꺼이 십자가를 지려고 노력할 때, 평화롭고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하느님의 은총을 풍성히 받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이곳 수영장대순교성지에 오시어 순교 선조들의 믿음을 되새기며 그분들의 믿음이 나의 믿음이 될 수 있도록, 주님께 은총을 청하는 시간을 보내시길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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