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연중 제31주일 강론)

 

포용의 힘

 

키가 작은 자캐오가 예수님을 보기 원해 선택한 방법은 돌무화과나무에 오르는 것이었습니다. 키가 작고 배 나온 사람이 나무에 오를 때의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안간힘을 쓰면서 전전긍긍했을 텐데 자캐오는 세관장이라는 체면과 자존심을 다 내려놓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용기 있는 행동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제 예수님을 멀리서 관망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예수님의 직접 만나 뵙고 그분을 자기 집에 모시는 영광을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멸시받는 죄인에서 존경받는 의인으로 변모합니다. 당시 세관장이라는 직업은 세리들처럼 이중과세의 원흉으로 사람들에게 욕을 먹는 자리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주님을 만나고 나서 자신의 부를 버리고 자선을 실천하게 됩니다. 돌무화과나무에 오를 때에는 불의한 부자였지만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 돌무화과나무에서 내려 올 때에는 이미 주님의 제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자캐오가 이렇게 변화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예수님의 포용 때문입니다. 에듀인 마르캄이라는 사람이 포용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그는 나를 못 들어오도록 자기 주변에 원을 그렸다.

그 원은 이교도적이고 반항적이며 모욕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사랑과 나는 승리의 방법을 알고 있었다.

우리는 그가 들어올 수 있도록 그를 포함한 원을 그렸다.”-에듀인 마르캄

 

예수님은 자캐오의 변화 때문에 포용을 보여 주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분의 포용이 자캐오의 변화보다 앞서 있었습니다. 포용은 곧 사랑입니다. 예수님은 죄의 결과가 문제없다고 인정하신 것이 아니라 죄를 지을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인간성을 측은하게 여기신 것입니다. 이 점에서 예수님은 율법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바리사이들과 달랐습니다. 그리스도교의 포용은 인간을 지금 현재 그대로의 상태로 받아들이되 그를 현재 상태에 그대로 방치해 두지 않습니다. 괴테가 이런 말을 남겼지요. “사람을 최선의 상태에서 보게 되면 그를 최선의 상태로 만들 수 있다. 우리가 사람들을 현재의 존재로만 받아들인다면 그들을 더 나쁘게 만들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그들을 마땅히 되었어야 할 존재로 맞아들인다면, 그렇게 될 수 있는 그들의 능력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예수님은 인간을 누구나 이런 식으로 대하셨습니다. , 예수님은 죄인들의 마음속 숨어있는 선함의 가능성을 먼저 보신 것이었습니다.

 

재단 학교 체험: 열등생과 문제아, 교목신부는 마지막 보루. 상담하다 보면 개인의 일탈이기 전에 가정의 문제, 상처받은 영혼의 문제. 그러나 처벌보다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격려하면 조금씩 달라진다. 자기의 본래 자리로 찾아가는 모습을 많이 봤다. 아이들이 어긋나는 것은 대부분 좋은 어른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모를 포함한 선생님까지.

 

우리 주변에서 또 다른 자캐오를 찾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또 나의 부드러운 도닥거림이 상처를 치유하고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랑은 법보다 더 힘이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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