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연중 제32주간 훈화)
준주성범: 제8장 하느님 앞에 자기를 천히 생각함
1. 제가 저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하찮은 존재로 보고, 또 저를 위하는 마음이 없고 저를 먼지와 같이 보아야, 비로소 주님께서 저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은총을 내려 주시고, 제 마음에 광명을 주실 것입니다. …이는 바로 당신 사랑의 작용이오니, 잘한 것이 없어도 저를 찾아 주시고, 여러 가지 긴급한 사정에 놓일 때에 돌보아 주시며, 큰 위험에서 저를 보호해 주시고, 또 무수한 재앙에서 저를 구원해 주시는, 이 모든 것이 과연 주님의 사랑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제가 저 자신을 그릇되게 사랑하여 저를 잃었으나, 오직 당신 한 분만 찾고 온전히 당신만 사랑하여 저도 얻고 당신도 얻었으며, 그 사랑으로 말미암아 저를 더욱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오! 지극히 선하신 분, 당신께서 제게 하시는 일은 모두 저의 공로를 초월하는 것이며, 당신께서는 제가 감히 바라지도, 구하지도 못하는 것을 주시나이다.
2. 저의 주님, 찬미받으소서. 저는 어떤 은혜도 받기에 부당하오나, 당신은 고상하시고 한없이 선하시므로 정작 은혜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항상 많은 은혜를 베푸시고, 당신이 싫다고 멀리 달아나는 사람들도 돌보아 주시니, 찬미받으심이 마땅합니다. 저희를 돌이켜 당신께로 향하게 하시고, 은혜를 갚고, 겸손하고 깊은 신심을 갖게 하소서. 저희의 생명은 당신이요, 저희의 힘과 용기도 당신뿐이옵니다.
<묵상>
우리가 하느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고 천히 여기면 그분께서는 더 많은 은총을 베푸십니다. 그런데 그 은총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준주성범은 그릇된 자애심이 자신을 잃게 만든다고 가르칩니다. 사실 우리는 많은 경우 거짓 자아에 함몰되어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만큼 하느님께서 주신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욕망과 감정의 노예가 되어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자신을 버리고 오직 하느님 한 분만을 바라보며 그분께 의지하는 사람은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우리를 창조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만큼 나를 온전히 이해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내가 나를 아는 것보다 더 많이 나에 대해서 아십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분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자신의 본래 모습을 잃은 채 당신을 거부하고 멀리하는 사람들까지도 하느님은 은총을 내려 주시니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요? 레지오 단원 여러분, 은총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