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1주간(11월 2-8일)
손태성 다미아노 꼬미씨움 지도신부님
독서의 계절입니다.
찬미 예수님!
복음서 여러 곳에서 보면 제자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는 데 대해서 굉장히 답답해 하십니다. 너희들은 왜 이렇게 마음이 둔하고 생각이 꿈뜨고
왜 이렇게 내 말을 이해를 못하냐 그러면서 질책하는 그런 장면들이 많이 나옵니다.
우리가 한국말로 번역된 성경 말씀을 통해서 각자가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데
문제는 똑같은 말인데 사람마다 다르게 들린다는 게 문제이듯이
똑같은 말을 다르게 알아듣는 이 현상들이 늘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말을 들을 때, 있는 그대로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내가 듣고 싶은 대로 듣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을을 맞이하여 영적 독서도 좀 하시고 그렇게 하시면 좋겠습니다.
좋은 책을 하나 정하셔서 가을이 가기 전에 책 한 권 읽으시라는 권유를 드립니다.
그냥 읽기 위한 읽음이 아니라 내가 이 세상을 좀 더 잘 알아듣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내 인생을 통해서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
나는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고 올바로 이해하고 하느님이 원하는 삶을 내가 살고 있는지 성찰하기 위한 도구로서 독서가 바람직한 것입니다.우리가 올바로 알아듣고 올바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살아지는 대로 살고
자기 마음대로 생각을 그냥 끼워 맞추게 되지요.영적인 독서를 통해서 내 삶이 지금 바르게 굴러가고 있는지 성찰하는 그런 시간을 개인적으로 좀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요즘 여러 가지 혼란한 상황 속에서 우리의 신앙인으로서 정체성을 올바로 세우고 가을답게 깊이 산책하고 내 마음 깊은 곳으로 들어가서 세상 일 조금 제쳐놓고 하느님을 만나는 자리에 항상 좀 자주 들어가서 맑은 영혼을 체험할 수 있는 그런 복되신 레지오 단원 되시기를 바랍니다.
연중 제32주간(11월 9-15일)
성경 읽기와 함께하는 묵주기도
김천일 모세 꾸리아 지도신부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교서「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를 통해
묵주기도를 드리는 지침을 권고해주십니다.
묵주기도는 관상기도로써 묵주알을 굴리면서 복음서의 내용을 묵상하는 기도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교황 바오로 6세께서는 “관상이 없는 묵주기도는 영혼이 없는 육신과 같아져 기도문만을 반복하는 위험을 초래하게 됩니다.”
라고 가르치기도 합니다.(12항과 28항) 묵주기도는 복음서의 요약(18항)이기에 묵주기도를 복음서를 눈으로 보는 것처럼
그 장면을 그리면서 묵주기도를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래서 꼭 두 가지를 강조합니다.
첫째는 성모님과 함께 묵주기도를 드린다는 믿음이 있어야 하고(9-17항),
둘째는 이 기도가 올바로 될 수 있도록 성령께 도움을 청하고 기도를 드리라고 합니다.(18항)
나의 의지로 기도를 드리지만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기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묵주기도를 관상기도로 드리지 않게 되면, 단순히 같은 말만 반복하는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교황님의 가르침은 기억해보시길 바랍니다.
연중 제33주간(11월 16-22일)
레지오 마리애 정신은 성모님의 정신
신우식 토마스 신부 (원주교구)
레지오 마리애의 정신은 성모님의 정신입니다. 이 정신은 레지오 마리애가 우리의 행동을 통해 믿음을 보여주는 단체임을 말합니다. 실지로 성경은 올바른 믿음이 있는 사람은 실천을 통해 자신의 믿음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나의 형제 여러분, 누가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 실천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한 믿음이 그 사람을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야고 2,14) 레지오 마리애를 통해 기도로 무장하고 봉사로 다른 이웃을 돕는 실천은 성모님의 모습을 살아가게 합니다.
레지오 마리애 단원은 성모님의 “깊은 겸손과 온전한 순명, 천사 같은 부드러움, 끊임없는 기도, 갖가지 고행과 영웅적인 인내심, 티 없는 순결, 천상적 지혜, 용기와 희생으로 바치는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갖추고자 열망하며, 무엇보다도 성모님이 지니신 그 높은 믿음의 덕”을 따르고자 갈망합니다. 이러한 갈망은 성모님의 정신을 살아가는 레지오 마리애 단원이 현대의 마리아로 살아가 하느님의 일을 하는 동기가 됩니다.
레지오 마리애 단원에게 기도란 무엇입니까? 7세기의 교부 성 요한 다마셰노는 “하느님께 영혼을 올리는 것”을 기도라고 하였습니다. 하느님과 일치하기 위해 기도가 단순한 말이나 외적 행위가 아니라 우리의 영혼을 하느님께 향하게 하는 역동적인 표현입니다. 우리의 기도를 통하여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의 은총을 베풀어 주시고, 우리와 우리가 청하는 기도들도 당신 친히 돌보아 주십니다.
기도로 양성된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은 하느님의 현존을 늘 의식하고 그분과 일치하려고 노력하기에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나와 우리의 이웃에게 사랑의 실천을 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그리고 이웃에 대한 우리의 사랑의 실천이 더 큰 믿음으로 세상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살아가도록 힘을 줍니다. 레지오 마리애 단원은 있는 그대로의 우리 모습을 주님께 내어 드림으로써 성모님의 마음과 성모님의 언어로 주님의 일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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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왕 대축일, 연중 제34주간(11월 23-29일)
성모님의 깊은 겸손
신우식 토마스 신부 (원주교구)
레지오 마리애 단원으로 성모님의 모습을 닮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중에서 교본에서 이야기하는 성모님의 ‘깊은 겸손’은 우리가 올바른 신자로 살아가는 기본 태도이며, 세상에 많은 사람의 좋은 이웃이 되게 하는 덕입니다. 구약성경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이스라엘 백성의 거듭된 배신과 불신에도 한결같은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합니다. 자비를 체험하고 용서를 청한 이스라엘 백성은 겸손하되 비굴하지 않고 용기와 희망으로 살아갔습니다.
겸손이란 성모님께서 주님의 말씀에 온전히 자신을 봉헌하며 말씀을 잉태하고, 말씀을 낳고, 말씀을 양육하고, 말씀을 따라 사는 마지막까지 보여준 삶 안에서 드러납니다. 우리는 겸손을 통해 우리 자신을 알아갑니다. 히포의 교부 아우구스티노 주교님은 그의 저서 고백록을 통해 “주님, 당신을 알기 전에 저는 저 자신도 알지 못했습니다.”라고 고백합니다. 우리의 잘남을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겸손되이 우리 자신을 바라보고 하느님을 배워 알아갈 때 우리는 겸손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유학 시절 독일 뮌헨의 한 수도원에 머물렀습니다. 어느 날 연세 많으신 자매님과 젊은 자매님이 손님으로 오셔서 저녁 식사를 같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은 뮌헨 대교구에 있는 유일한 쁘레시디움에 아일랜드에서 오신 상급평의회 분들이었습니다. 겸손함을 자신의 온몸으로 보여주신 연세 많으신 자매님은 프랭크 더프를 어릴 적부터 보고 자랐으며, 프랭크 더프의 겸손한 모습과 유머러스한 모습을 알려주었습니다.
겸손하다고 표현한 것은 그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조용한 상태가 아닙니다. 레지오 마리애 단원의 겸손이란 “자신이 하느님 앞에 어떤 존재인지를 인식하고 솔직히 승인하는 것 즉 자신만으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존재임을 깨닫는 것”(교본 제6장 성모님께 대한 레지오 단원의 의무)이기에 우리는 하느님께 우리 자신을 보여드리고 기쁨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합니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의 지식과 경험으로만 행동하지 말고 다른 이들과 함께 자신만을 드러내는 것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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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1주간(11월 30일-12월 6일)
위로하여라,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이사 40,1)
신우식 토마스 신부 (원주교구)
대림 시기는 예수님의 성탄을 기다리며 함께 걸어가는 신앙의 여정입니다. 전례력으로는 새해이고, 우리의 달력으로는 한 해의 마지막인 이 대림 시기에 신학교에서 대림 시기마다 부르던 “꼰솔라미니 꼰솔라미니 뽀쁠레 메우스(Consolamini, Consolamini Popule meus)”라는 성가가 생각납니다. “위로하여라,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 너희의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이사 40,1)
위로는 하느님을 믿지 않는 누구에게나 그리고 또 하느님을 믿고 있는 우리 신자들에게도 매우 필요한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예수님의 강생인 성탄은 우리에게 구원이며 가장 큰 위로입니다. 믿음이 있든지 믿음이 약하든지 아니면 믿음이 없든지, 그분은 우리에게 임마누엘 하느님으로 오십니다. 우리와 함께 계시겠다는 약속만큼 큰 위로가 없습니다. 그분의 오심은 우리에게 구원입니다.
레지오 마리애 단원으로 우리는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우리를 낙엽처럼 시들게 하는 죄와 죄로 인한 영혼을 낫게 하며 영원한 악의 종살이를 벗겨주시는 분이 우리의 희망이신 주님이심을 압니다. 그러나 현대에 주님의 성탄은 산타클로스와 루돌프에 가려져 있고, 여러 가지 행사와 선물로 가려져 성탄의 의미가 세속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며 우리는 성모님의 모습을 묵상해 봅시다. 한 아기가 태어나기 전 마지막 달에 아이의 엄마는 어떤 준비를 합니까? 아이의 태어남을 기다리는 엄마는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들으며, 좋은 생각을 하여 백 점짜리 태교로 아이를 기다릴지 모릅니다. 성모님은 어떻게 하셨을까요?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곧 태어날 구세주를 기다리는 성모님은 태에서 뛰어노는 아기 예수님의 소리에 경청하고, 함께하며 하느님께 기도와 선행의 삶을 사셨을 것입니다. 아니면 이 세상을 구원하러 오시는 주님께 감사를 드리는 마음으로 지내셨는지도 모릅니다. 주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매년 그분의 오심을 경축하는 우리는 대림 시기를 준비하면서 레지오 마리애 단원으로서 기도와 어려운 이들을 돕고 베푸는 봉사를 통해 하느님의 위로를 이웃에게 전하는 하느님의 증인이 되어, 주님의 구원 사업에 참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