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31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위령성월, 가을이 오기도 전에 겨울이 온 것처럼 차가워진 날씨는 우리에게 죽음에 대해 묵상하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건강하게 아무런 걱정 없이 살아왔던 사람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는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떨쳐버리기가 어렵습니다.
신앙심이 깊은 한 의사에게 중병에 걸린 어떤 환자를 찾아왔습니다. 그 환자가 “의사 선생님, 제가 회복할 수 있을까요?”하고 물자, 의사는 “글쎄요, 아마 어려울 겁니다”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환자는 “나는 죽음이 두렵습니다. 무덤 저편에 무엇이 있는지 선생님은 아세요?”하고 물었습니다. 의사는 솔직히 대답했습니다. “아니요. 죽음 저 건너편에 있는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문이 열리더니 의사가 기르는 개가 뛰어 들어와 주인에게 뛰어올라 꼬리를 치면서 좋아했습니다. 그때 의사는 환자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보셨지요. 이 개가 이 방안에 들어와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자기 주인이 여기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아무 두려움 없이 뛰어 들어온 것입니다. 죽음 저편에 무엇이 있는지는 말씀드릴 수가 없지만 한 가지 사실, 곧 우리 주님께서 그곳에 계신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으로 족합니다. 아무 생각 마시고 그분을 믿기만 하십시오. 문이 열릴 때 두려움 없이 들어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죽음을 피할 수 없으며, 죽음이 모든 것의 끝이 아니고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리기가 어렵습니다. 주님의 사랑을 몸으로 체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위의 이야기처럼 주님의 사랑을 체험했다면, 두려움 없이 주님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위령성월을 지내며 우리의 믿음을 더욱 굳게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체험된 믿음만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킵니다. 조그만 일에도 주님께 감사하며 지냄으로 주님의 사랑 체험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도 천상병 시인처럼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하고 주님께 말할 수 있는 신앙인으로 지금 이 삶을 기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신앙인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