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연중 제28주간 훈화)

 

준주성범: 4장 진실하고 겸손하게 하느님 대전에서 생활함

 

1. 주님의 말씀: 나는 너에게 무엇이 바른 길이요, 무엇이 내게 맞는 것인지 가르쳐 주겠다. 너는 네 죄를 알아내고, 그것이 잘못임을 깨닫고, 진정으로 통회하라. 그리고 좋은 일을 했다고 해서 네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절대로 생각하지 마라. 실제로 너는 허다한 사욕으로 가득 차 있고 그 사욕에 사로잡혀 있는 죄인이다. 그래서 항상 헛된 것에 마음을 두고, 쉽게 넘어지고, 쉽게 번민하며, 쉽게 실망한다. 너에게는 스스로 영광으로 삼을 만한 것이 하나도 없다. 너를 낮추어야 할 것들만 많으니 너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너는 더 연약한 사람이다.

2. 그러므로 네가 행하는 모든 일 중에 훌륭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영원한 것이 아니면 위대한 것도 없고, 오묘한 것도 없으며, 가치 있는 일도 없는 줄로 생각하라. 또 영원한 것이 아니면 고상한 것도 없고, 참으로 찬미할 만한 것이나 부러워할 것도 없는 줄로 생각하라. 네가 모든 것을 제쳐 놓고 사랑해야 할 것은 오직 영원한 진리며, 네가 항상 불만족스럽게 생각해야 할 것은 말할 수 없이 비천한 네 처지다. 네 악습과 죄악보다 더 두려워하고 책망하고 피해야 할 것은 없다고 생각하라. 그리고 세상에서 어떠한 손해를 보더라도 네 악습과 죄악만큼 원통히 여길 것도 없다고 생각하라. 어떤 사람들은 진실한 마음 없이 내 앞에 버젓이 드나드는데, 이는 자신이 해야 할 일과 자신의 구원에 대한 일은 소홀히 하면서 오직 호기심과 교만한 마음으로 나의 비밀과 하느님의 거룩한 일을 알아내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그들이 하는 그런 일을 인정하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그들은 그 교만함과 호기심으로 더 자주 시련을 당하고, 더 큰 죄악에 떨어진다.

 

<묵상>

그리스도교 영성의 기본은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고 스스로 자신의 비참함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로마서에서 자신의 죄성으로 인한 비참함을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에게 원의가 있기는 하지만 그 좋은 것을 하지는 못합니다.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맙니다.”(로마 7, 18-19) 이 말씀은 하느님의 도우심 없이는 나는 그 어떠한 선을 행할 수 없다는 인간의 나약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영원한 것을 추구하지 않는 이상 결코 훌륭한 일을 해낼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