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교구 수호자 대축일 강론)

 

참 종교, 천주교

 

어릴 때 참 불량식품 많이 먹었는데요. 건강에는 안 좋지만 얼마나 맛있습니까? 중독적이지 않습니까? 종교도 비슷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통일교와 신천지 같은 유사 종교에 심취합니까? 반면에 천주교는 어떻습니까? 벌써 역사가 200년이 넘었는데요. 통계적으로 약 10%의 교세율입니다. 왜 그럴까요? 물론 인구 절반이 무교이지만, 왜 천주교는 불교나 개신교에 비해서 교세율이 낮을까요? 개인적인 견해입니다만, 일단 천주교는 참 재미없는 종교입니다. 하지 말라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계명을 어기면 성체를 모시기 위해서 반듯이 고해성사를 봐야 합니다. 귀찮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천주교는 참 매력이 없는 종교입니다. 전례도 딱딱하고 강론도 열정적이지 않으며, 친분이 없는 신자들에게 다가서지도 않습니다. 각자 알아서 신앙생활 해야 합니다.

 

천주교는 참 어리석고 바보 같은 종교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고, 고통을 받아들이라고 하고, 욕심부리지 말고 가난한 사람과 나누라고 합니다. 그리고 명확한 답도 안 주면서 일이 잘 안 풀릴 때 사주보러 가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니 여기 계시는 분들은 다 참 재미없고, 매력도 없고, 어리석고 바보 같은 사람들입니다. 여러분,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아니 우리의 믿음은 그들과 무엇이 다를까요? 그 차이점은 믿음의 여인이신 성모님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마리아는 주님의 천사가 제안한 동정 잉태를 받아들입니다. 마리아의 순명으로 세상에 구세주가 오셨습니다. 마리아는 이렇게 말합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마리아는 순명만할 뿐 주님의 천사에게 그 어떤 요구도 하지 않습니다.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는 위기의 상황 속에서도 마리아는 믿음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입니다. 마리아는 스스로 주님의 종이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참된 믿음은 댓가를 바라지 않습니다. 댓가를 바라는 것은 종이 아니라 장사꾼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하느님과 거래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종은 주인의 뜻을 헤아리고 주인께 복종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수합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이미 우리는 세례를 통하여 하느님에게서 영원한 생명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천국에서 영복을 누릴 때까지 빛의 자녀로 살아가는 특권을 받았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래서 불행이 닥친다할지라도 아쉬울 것도, 원망스러울 것도, 속상할 것도 없습니다. 세속적으로 보면 어리석어 보이고 손해 보는 것 같지만 우리는 십자가를 참된 지혜로 믿는 천주교 신자들입니다. 그것이 참된 믿음입니다. 그러니 세상 사람들이 쉽게 찾지 않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마리아는 신앙의 표상입니다. 마리아는 참된 믿음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부산교구의 주보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묵주기도 신심이 남다르셨던 초대 교구장 최재선 주교님께서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교구 수호성인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주교님께서는 매일 묵주기도 봉헌을 강조하셨습니다. 1958년에 10만단 운동을 전개하였고, 19605월에는 성모 성월을 맞이하여 전국에서 3000만단 운동이 전개되었을 때 천주교 부산교구에서는 100만단 운동을 전개하였습니다. 그리고 196010월에는 외교인을 위한 370만단 운동을 전개하였습니다. 1962에는 교황 요한 23세에게 특별 전대사를 할 수 있도록 6만 개의 묵주에 강복을 청하였다. 최재선 주교는 이 묵주 6만 개를 천주교 부산교구 신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하는 한편 계속 성모 신심 함양과 교구 발전을 위해 기도하도록 당부하였습니다. 그 기도 덕분에 부산교구는 24년 기준 주교 3, 사제 363, 본당 126, 공소 12, 신자 460,947명으로 성장했습니다.

 

오늘 교구 설정 68주년을 맞이하여 교구의 은인들을 위해 기도하고, 우리 각자가 마리아의 믿음을 본받아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0월 레지오 지시사항으로 묵주기도 5만 단을 바치라고 했습니다. 과거에 비하면 결코 많은 양이 아닙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마음입니다. 본당의 일치와 화합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그리고 그렇게 되도록 실천해 주십시오. 행실로 드러나지 않는 기도는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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