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7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전례력으로 묵주 기도 성월의 첫 주간인 연중 제27주간은 우리 고유의 명절인 한가위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하는 한가위는 가을의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풍성한 열매에 감사하는 추석입니다. 신앙인으로 우리는 어떻게 이 풍요로운 추석을 맞이해야 하겠습니까?
무엇보다도 추석에는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모든 일에 감사하며 사는 것이 바로 하느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뜻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성경 전체에서 감사라는 말이 184번이나 나오듯이, 서경은 감사의 고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일에 감사하는 사람은 하느님 앞에 복을 받습니다. 감사하는 사람은 건강하며, 감사하는 사람은 희망이 넘치며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됩니다. “감사는 벽을 향해 공을 던지는 것과 같아서 자기에게로 돌아온다”라는 말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이 감사는 우리가 하느님으로부터 받는 은혜를 깨달을 때만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수없이 많은 복을 주었는데 그 복을 내가 얻은 것으로 알거나, 우연히 얻은 것으로 알고 하느님께 감사를 할 줄 모른다면 더 이상 복을 누릴 수 없는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가지고 있는 가장 소중한 믿음, 가장 소중한 건강, 자기가 지금 처하고 있는 이 현실의 귀중한 의미를 내가 깨닫지 못한다면 은혜도 은혜 될 수 없고 복도 복이 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추석에 신앙인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나누어야 하는 것입니다. 한 심리학자는 인간에게는 첫째는 받는 단계요, 두 번째는 소유하는 단계요, 세 번째는 주는 단계가 있다고 했습니다. 땅에다 씨를 심는 단계, 자라나는 단계, 열매 맺어서 주인을 기쁘게 해주는 단계가 있듯이 말입니다. 믿음 생활 역시, 주님을 믿는 단계, 은혜를 받는 단계 그리고 은혜를 나누는 단계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성서에서도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어떤 단계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까? 고유 명절인 추석을 맞이하여 다시 한번 우리의 삶의 단계를 점검해 가며, 이제는 우리가 받은 은혜를 나누는 단계의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다짐하는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