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272호 2014.05.11 
글쓴이 사회사목국 

우리 아이들도 웃을 수 있을까요?

사회사목국(051-516-0815)

따르릉~ “여보세요?”“어머님. 숲속 어린이집인데요, 동훈이가 열이 많이 나네요. 빨리 오셔서 병원에 데리고 가주세요.”“제가 지금 일하는 중인데… 네, 알겠습니다.”

혜원 씨(가명, 여 38세)는 오늘도 이렇게 근무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쫓기듯 일하던 식당에서 나옵니다.

5년 전 까지만 해도 혜원 씨는 트럭 운전기사인 남편과 함께 세 아들(동준 10세, 동원 6세, 동훈 3세)을 키우던 평범한 주부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도로에 주차해 둔 남편의 트럭을 승용차가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이 사고로 승용차 운전자는 하반신이 마비되었습니다.

법원에서는 트럭이 불법주차인 점을 이유로 혜원 씨의 남편에게 피해보상금 3,5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혜원 씨의 남편이 보상금을 지불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승용차 운전자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자살을 하였고, 혜원 씨의 남편은 그러한 죄책감과 충격으로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가장이 된 혜원 씨. 남편을 대신하여 가장의 역할을 해야 하지만 셋이나 되는 아들들을 돌봐줄 사람이 없어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고, 힘들게 구한 일자리마저 잔병치레가 잦은 막내아들 때문에 조퇴하는 날이 많아져서 해고를 당하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하지만 혜원 씨는 생활비와 월세 그리고 남편이 남기고 간 빚을 갚기 위해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이런 혜원 씨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이들이 잠든 새벽에 일하는 아르바이트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들만 남겨 두고 일을 하러 가는 발걸음이 무겁지만, 혜원 씨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그런데 혜원 씨에게는 또 다른 걱정거리들이 있습니다. 첫째 동준이는 아빠처럼 엄마도 집을 나가버릴까 하는 걱정 때문에 깊이 잠들지 못하고, 정서불안에 야뇨증까지 생겼습니다. 둘째 동원이는 언어장애와 학습장애로 또래에 비해 언어발달 수준이 많이 느려서 언어치료라도 시켜주고 싶지만, 지금 혜원 씨에게는 생활비와 월세를 감당하는 것도 너무 버겁습니다. 특히 막내 동훈이는 엄마와의 분리불안이 심해서 어린이집에 보내는 일이 매일 전쟁처럼 느껴집니다.

자녀들에 대한 걱정, 빚 독촉, 밀린 월세 때문에 빨리 집을 비우라는 집주인… 몸이 편찮으신 친정엄마까지… 혜원 씨는 어깨에 수많은 짐을 짊어진 채, 천사처럼 잠든 아이들을 바라보며 조용히 흐르는 눈물을 닦으면서 오늘도 일터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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