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5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연중 제25주간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순교자들을 생각하면 그들의 굳은 믿음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복자 이일언 욥은 12년 동안 전주 옥에서 모진 고통 속에서도 세 번이나 자신의 사형 선고문에 서명하고, 마지막 처형 장소로 갈 때 자녀들이 울면서 따라오자, “나는 여러 해 동안 옥중에서 신음해 오다가 오늘 마침내 천국으로 떠나는 것이다. 왜들 우느냐? 오히려 나의 행운을 기뻐하여라. 너희 아버지가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죽는 것을 기뻐하고, 너희도 훌륭한 교우가 돼라.”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과연 이런 굳은 믿음은 어디에서 생겨난 것이겠습니까? 순교자들은 순교의 천재였다고 보기보다는, 평상시 기도와 성사 생활을 통하여 두려움과 가난과 싸우며 어떤 것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하느님께 맡기고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는 연습하셨던 것입니다.
베드로 사도도 쓰러졌다 일어나기를 수없이 반복했습니다. 물속에 빠지기도 하고 자기 힘으로 풍랑에서 배를 구해보려고도 했으며 또한 목숨을 걸겠다고 하면서도 예수님을 배반하였습니다. 예수님은 일부러라도 이렇게 쓰러지게 만드시며, 혼자 힘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그리고 하느님과 함께라면 두려워할 것이 없음을 가르치신 것입니다. 그렇게 하여 그의 앞에 다가올 십자가 형틀 앞에서 당당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신 것입니다. 스스로의 힘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도와주시면 못 할 일이 없다는 믿음을 갖는 훈련을, 마지막 칼을 받으면서도 평온한 얼굴을 할 수 있는 믿음의 훈련을 시키셨습니다.
우리 또한 순교자들을 본받고 싶으면 훈련해야 합니다. 하느님만 있으면 다른 모든 것은 가차 없이 버릴 수 있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바로 ‘마음의 평화를 세상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돈이나 가족이나 생명을 잃는다고 마음의 평화가 깨어져서는 안 됩니다. 유일하게 불안해해야 하는 것은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는 일뿐입니다. 우리 또한 굳건한 믿음으로 우리의 신앙 선조들처럼 죽음 앞에서도 평온한 얼굴을 할 수 있도록 매일 매일 훈련을 해 나가는 주님 앞에 자랑스러운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