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3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로 시작되는 연중 제23주일에서 예수님께서는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당신의 제자가 될 수 없다고 하시며 주님을 따르는 제자의 참된 모습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주님의 제자란 주님께만 의지하고 믿는 마음으로 자기 자신을 온전하게 주님께 내어 맡기는 사람을 말하고 있습니다.
새장에 새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그 새는 오랜 기간 그 안에서 주인이 주는 모이만 먹으며 살아왔습니다. 자기의 본성이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 높이 나는 것이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에 절망하였습니다. 어느 날 주인은 새장의 문을 열어 새를 놓아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새장 문이 열리자 새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지금까지 날갯짓해 보지 않았고, 새로운 세상에 적응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먹고 자는 것에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주인이 주는 모이나 먹으면 그만이었습니다. 그래서 새장은 이미 열렸으나 그 새는 좀처럼 나가려 하지를 않습니다. 지금처럼 새장 안에 있는 것이 현실적으로 최고의 방법이라 생각한 것입니다.
물질적이건 정신적인 것이건, 다양한 모양의 먹이로 자신만의 새장에 갇혀 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 새장의 문을 여시고 어둠과 죽음에서 우리를 해방하며 생명의, 자유의 삶을 살아가도록 초대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혹시 우리도 새장 속의 새처럼 문이 열려 있음에도 거기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지는 않습니까? 우리도 주님을 향하여 날아가지 못하고, 새장에 갇힌 채 재산, 명예, 쾌락, 분주함 등의 ‘모이’나 먹으며 안주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우리가 참된 자유와 영원한 생명을 누리려면 새장에서 벗어나려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성모님처럼 여러분 모두도 주님께 “예”라고 응답하며, 다양한 모습의 ‘모이’를 과감히 포기하고 날갯짓을 연습하여 주님께로 날아갈 수 있는 아름다운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