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이름으로

가톨릭부산 2015.10.07 02:32 조회 수 : 85

호수 2224호 2013.07.14 
글쓴이 사회사목국 

‘가족’이란 이름으로

자녀 하나도 키우기 어려운 세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여덟 명의 아이들을 그것도 이름조차 생소한 루프스병, 지적장애, ADHD, 다운증후군, 눌어증 등등의 크고 작은 각종 장애를 지닌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정환씨는 고혈압, 협심증, 녹내장으로 가장의 역할이 고달프기만 합니다. 또한 아내인 수진씨도 허리디스크, 퇴행성관절염, 우울증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집안에 환자가 한 명만 있어도 생활이 힘들다고 하는데, 식구 10명이 모두 병원치료를 받아야 하고 대부분은 중증장애를 앓고 있으니, 이 가정의 상황을 어찌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정환씨는 올해 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게으르거나 나태하거나 몸이 아파서가 아닙니다. 힘들어도 얼마든지 일할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환씨의 월급으로는 매월 수백만 원에 이르는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었을 뿐더러 아내의 건강이 안 좋아져 혼자서는 더 이상 아이들을 감당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신의 형편으로는 충분히 수급자가 되어 병원비와 생활비를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란 확신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연히 될 줄로만 알았던 수급자 선정의 탈락은 정환씨에게는 마른하늘의 날벼락과도 같았으며 더 이상 어떤 희망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매일 지불해야하는 병원비, 하루에도 수차례씩 학교로부터 걸려오는 긴급호출, 잠시만 방심해도 사고를 치고 마는 아이들, 수천만 원에 이르는 빚 독촉 전화, “대책 없이 무조건 아이만 낳으면 어떡하느냐”는 이웃들의 빈정거림, 이 모든 것에서 해방되고 싶었습니다. 그냥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잠들어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차마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아이들을 시설에 맡기고, 열심히 돈 벌어서 나중에 다시 뭉치면 되지 않느냐?” 정환씨가 만나는 사람 10명 중 9명은 이런 말을 합니다. 물론 이 방법이 가장 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환씨 부부는 그리할 수 없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 가족이고, 가족의 사랑보다 더 훌륭한 치료 약은 없다고 생각하기에 말입니다.

정환씨의 가정은 현실적으로 너무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24시간 아이들에게 붙어 있어야 하기에 부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더욱 힘들게 합니다. 마땅한 탈출구도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따뜻한 보호막을 치고 있기에 언젠가는 한 줄기 빛을 따라 밝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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