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카복음 12,13-21
오늘 복음 본문은 재물을 쌓아 놓음으로써 삶의 안정을 구하는 사람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22-34절에 묘사된, 약속된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갈 제자들, 섭리에 맡기는 삶을 살도록 초대받은 제자들, 훗날 그리스도인들이 살아갈 모습과는 상반된 모습입니다.
우리 삶(생명)은 재물이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생명을 주신 분이 보장해 주십니다.
오늘 복음의 어리석은 부자는 16장 19-31절에 나오는 날마다 잔치를 차리는 부자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곁에 굶주림에 죽어가는 이가 있음을 보지만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재물에 집착해 있는 사람은 자기만을 바라봅니다.
언젠가 삽화가 곁들여진 얘기 하나를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 스승이 제자 하나를 창가에 데리고 갑니다.
"무엇이 보이느냐?"
"애기를 업고 지나가는 어느 젊은 여인과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이요."
이젠 거울 앞에 그를 세우고서 묻습니다.
"무엇이 보이느냐?"
"제 모습입니다."
"이 거울은 유리에 은칠을 한 것이란다. 이처럼 너의 마음이 재물에 집착하고 있을 때 네 마음의 거울은 너 자신 밖에 보여주지 않은 것이다." ]
* 또 다른 이야기 하나
[ 어떤 마을에 큰 부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집 바로 옆에는 초라한 집 한채가 있었습니다.
평생 돈을 모으기 위해 살아온 부자에 비해 가난한 집의 주인은 재물에 관심이 없어 넉넉치 못한 살림살이에도 항상 여유있는 미소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부잣집 아들이 아버지께 물었습니다.
"아부지, 아부지가 부자 맞나유?"
"그럼, 이 고장에서 최고지. 그런데 갑자기 왜 묻냐?"
"지 생각엔 옆집 사람이 더 부자같은 걸유.."
"아니 웬 뚱딴지 같은 소리냐? 넌 그 집을 보고도 물라서 그러냐?"
"집은 비록 초가집이라도 그 집 아이는 자기 집이 마치 천국 같다고 하던 걸유?"
부자는 기가 차거 다시 물었습니다. "아니, 그럼 그아이 옷을 생각해 봐라 항상 기워진 옷을 입지 않던?"
" 그 역시 물어 봤지유. 그랬더니 이래뵈도 꽤 튼튼하고 또 자기 어머니가 정성들여 기워주시니 헤지면 또 기우면 된다고 자랑했어유."
"아니, 이 녀석아! 우리 집 곳간을 생각해 봐. 얼마나 많은 쌀이 있던? 그 집에는 그나마 있던 쌀도 항상 남에게 주어버리잖아."
"제 말이 바로 그말이에유. 우리 집은 남에게 줄 쌀이 한 톨도 없는데, 그 집은 항상 나눠줄 쌀이 있느니까유. 그러니 우리 집이 부자가 맞냔 얘기여유."
"....." ]
난 어느 쪽인지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나는 어떤 부자가 되기 위해 걸어왔는가요? 어디를 향해 걸어가고 싶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