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연중 제17주간 훈화)
준주성범: 제12장 왕도인 거룩한 십자가
1. 많은 사람들은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태 16, 24)라는 이 말씀을 모진 말씀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저주받은 자들아, 나에게서 떠나 악마와 그 부하들을 위하여 준비된 영원한 불 속으로 들어가라.”(마태 25,41)라는 이 마지막 말씀이 듣기에 한층 더 모진 것이 될 것이다. 지금 십자가의 말씀을 잘 듣고 기꺼이 따르는 사람은 마지막 심판의 날에 영원한 저주의 말씀을 들을 것이라 두려워야 할 필요가 없다. 주님께서 심판하러 오실 때는 이 십자가의 표가 하늘에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에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그리스도와 생활을 일치시켜 왔던 십자가의 모든 종들은 심판자이신 그리스도께 더 큰 믿음으로 가까이 나아갈 것이다.
2. 고통을 겪는 것보다 사람의 구원에 더 도움이 되는 것이 실제로 있었다면, 그리스도께서 반드시 가르쳐 주시고 표양으로 보여 주셨을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제자들과 당신을 따르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십자가를 지라고 분명히 권유하셨다. 그리스도께서는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태 16,24)라고 하셨다. 그러니 이제까지 살펴본 바에 따라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한다.’(사도 14,22 참조)
<묵상>
준주성범의 절정은 제12장에 소개되고 있는 십자가 영성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십자가를 선택하든지 십자가를 버리고 영원한 파멸의 길로 가든지 양자택일하라고 이르십니다. 구원의 가장 큰 표징은 단연 십자가입니다. 이보다 더 큰 구원의 방법은 없습니다. 이처럼 진리가 분명할진대, 실천은 멀리 있는 듯합니다. 신앙생활을 그토록 오래 했고, 레지도 활동도 오래 했지만, 그 세월만큼이나 나는 주님의 십자가에 얼마나 가까이 왔는지 돌아보십시오. 나의 말과 행동 습관은 얼마나 거룩해졌는지, 나의 기도와 묵상은 얼마나 예수성심과 일치했는지 돌아보십시오. 이번 훈화를 끝으로 8월 한 달간 휴식합니다. 그동안 나의 십자가를 묵상하고 생활의 변화를 위해서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레지오 회합은 나의 성화를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