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연중 제17주일 강론)

 

참된 기도

 

기도 유형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는 것입니다. 보통 이런 유형을 청원기도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면 가족들의 건강, 행복, 화목 등을 비는 기도입니다. 때로는 물질적인 풍요와 세속적인 성공을 위해서 기도할 때도 있습니다만, 청원기도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닙니다. 다만 나의 구원을 방해하는 것까지 하느님께서는 들어주시지 않는다는 것을 염두해 두고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둘째는 하느님과 거래하는 기도입니다. 다른 말로 기복신앙이라고 하지요.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시면 하느님께서 내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들어주시지 않으면 하느님께서 나를 버리셨거나 존재하지 않는다고 실망합니다. 또 범사에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기도의 결과가 좋을 때만 감사합니다. 셋째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찾는 기도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하느님 그분 자체를 사랑하고 흠숭하는 기도입니다. 이 유형은 기도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모든 것을 하느님의 뜻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실망할 것도 없고 불평할 것도 없습니다. 또 세상 모든 것은 나의 영혼 구원과 관련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기도를 자주 바치십니까?

 

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아브라함의 중재 기도를 들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느님의 정의는 권선징악의 정의가 아니라 자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치 아브라함이 하느님과 흥정하듯 최소 의인의 수가 50> 45> 40> 30> 20 >10명으로 내려가지요. 마지막 열 명은 당시 소돔 인구의 1/1000입니다. 숫자로 비교할 수 없는 비대칭이지만 하느님은 극소수를 봐서라도 용서하시려 합니다. 그런데 왜 아브라함은 6번째 청에서 멈추었을까요? 완성수 7은 하느님의 몫입니다. 63×2입니다. 3은 완성수이고 이를 두 번 곱했으니 6은 아브라함의 간절함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 할 만큼 했다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죄인들의 구원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기도했습니다. 우리도 이 점을 배워야 합니다. 6번은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그다음 심판은 하느님께 맡기면 되고요. 그러나 우리는 오히려 죄인들을 저주하는 기도를 할 때가 있습니다.

 

한편 오늘 복음은 참된 기도가 무엇인지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루카 11, 10) 여기서도 세 번 강조됩니다. 청하고, 찾고, 문을 두드리라는 말은 다 같은 말입니다. 3은 완성수이지요. 그러니 정성을 다해서 포기하지 말고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기도의 성실성 외에도 한 가지 중요한 것을 덧붙이십니다. 바로 기도의 지향입니다. 기도를 아무리 열심히 바쳐도 아버지이신 하느님께 청해야 할 것을 청하라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영혼 구원이 아니라 영혼 파멸로 이끄는 청을 들어주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을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루카 11,13)며 청원기도의 최종목적은 성령을 받는 것이라고 가르치십니다. 성령이 무엇입니까? 하느님의 영이 아닙니까? ‘하느님 그분 자체를 소유한 사람은 모든 것을 소유한 것이라는 성녀 아빌라의 데레사 말씀을 기억하십시오.

 

그런 맥락에서 주님의 기도는 성령의 기도입니다. 하느님 그분 자체를 바라는 기도이며, 영혼 구원과 관련하여 꼭 필요한 것을 청하는 기도입니다. 그리고 작은 것에 만족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기도입니다. 주님의 기도 첫 대목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입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시는 아버지이신데 우리가 무엇을 걱정하고 염려하겠습니까? 아버지는 자녀들을 버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위해서 필요한 것들을 청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들어주시는 분이십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정말 좋은 것, 즉 당신의 생명을 주시는 아버지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분을 아버지가 아니라 나의 소유와 욕망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취급할 때가 많습니다. (해밀턴 성당 로또 당첨자 이야기)

 

나는 지금 어떤 기도를 바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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