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연중 제16주간 훈화)
준주성범: 제11장 예수님의 십자가에 대한 사랑(2)
1. 예수님에 대한 사랑이 순수하여 자기의 편익이나 자신에 대한 사랑이 섞이지 않는다면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을까! 항상 위안을 찾으려는 사람은 품팔이하는 사람과 같다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항상 자기의 편익만을 도모하는 사람은 그리스도가 아니라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 분명하지 않겠는가? 아무런 대가도 없이 하느님을 섬길 만큼 충실한 사람은 다 어디 갔는가?
2. 모든 것을 다 버렸다 할 만큼, 영혼의 일에 열중한 사람은 드물다. 정말로 마음으로 가난하고 모든 피조물을 내버린 사람은 다 어디 있는가? “그 가치는 산호보다 높다.”(잠언 31,10) 사람이 자기의 재산을 다 내놓는다 할지라도,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보속을 많이 하였다 할지라도 그다지 장할 것이 없다. 학문을 다 연구했다 할지라도 아직 멀었다. 큰 덕행이 있고 뜨거운 신심이 있다 할지라도 아직 크게 부족한 것이 있다. 무엇보다도 필요한 한 가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것은 무엇인가?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다 떠났다면, 이제 자기를 버리고, 자기를 완전히 벗어 버리며, 사사로운 사랑을 털끝만큼도 남기지 않아야 한다. 자기가 할 바를 다 했더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으로 여길 줄 알아야 한다.
<묵상>
우리는 어떻게 하느님 앞에서 의롭게 될 수 있을까요? 준주성범은 인간의 공로(자선, 보속, 학문, 신심 등)로 의롭게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자기 자신을 버릴 때, 그리고 어떤 보상이나 대가 없이 순수하게 그리스도를 사랑할 때 의롭게 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마르타를 타이르며 하셨던 예수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루카 10,42)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자신의 공로로 인정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버리고 주님께 모든 관심과 사랑을 드리는 것입니다. 성인이 되는 길은 업적을 쌓는 것이 아니라 자신보다 주님을 더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의 고통과 슬픔까지도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