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연중 제15주간 훈화)
준주성범: 제11장 예수님의 십자가에 대한 사랑
1. 예수님의 천국을 사랑하는 사람은 많으나, 그분의 십자가를 짊어진 사람은 적다. 그분의 위안을 구하는 사람은 많으나, 그분의 시련을 살피는 사람은 적다. 그분과 잔칫상을 나누려는 사람은 많으나, 그분의 재에 참여하는 사람은 적다. 누구나 다 예수님과 함께 행복하기를 바라지만, 그분을 위하여 어떠한 고통이라도 겪겠다는 사람은 적다. 많은 사람들이 빵을 쪼갤 때까지는 예수님을 따르지만, 예수님의 수난의 잔을 마시는 데까지 가는 사람은 적다. 그분의 기적을 숭배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분의 십자가의 고난에 가까이 가려는 사람은 적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사랑하지만, 곤란을 당하지 않는 때만 사랑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분을 기리고 그분께 기도하지만, 자기가 위로를 받을 때만 그렇게 한다. 예수님께서 당신을 숨기시고 잠깐 그들을 떠나실 것 같으면, 금세 원망하기도 하고, 낙담하기도 한다.
2. 예수님을 사랑하면서 그 사랑이 어떠한 위로를 받기 위한 목적이 아닌 오직 예수님 때문에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어떠한 어려움과 번민이 있다 하더라도 위안을 누릴 때와 다름없이 예수님을 찬미한다. 이런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단 한 번도 위안을 주시지 않았더라도 항상 예수님을 찬미하고 항상 감사한다.
<묵상>
오늘 준주성범은 신앙생활의 본질이 무엇인지 성찰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신앙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기도의 결과에 따라 하느님께 대한 태도가 달라지는 것은 자칫 기복신앙으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이런 신앙은 하느님을 세속적인 축복을 받아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준주성범은 신앙생활의 목적이 오로지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에 있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상황과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신앙은 그저 필요할 때 소비하는 종교 상품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참된 신앙은 어떠한 처지에 있든지 예수님을 신뢰하고 그분께 감사드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례받고 신자 되기는 쉽지만 신앙인으로 사는 것은 어려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