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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22일 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 미사 강론

by 김해_홍보분과베네딕도 posted Jul 0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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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22일 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어제 부활을 축하하려 사목회의 17분들과 함께 거제도로 엠마오를 갔다. 오후 4시경,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선종 소식을 들었다. 눈물이 핑 돌았다. 교황으로 선출되면서부터 어제에 이르기까지 가톨릭교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셨던 교황님, 개인적으로는 나의 신앙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셨고, 사제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넌지시 알려주신 분이셨다. 양냄새 풍기는 목자로 살라고 말이다. 그러려면 늘 양들 곁에 있어야 한다. 가끔씩 양들과 어울린다고 양들과 놀아주고, 밥 먹어준다고 양냄새가 몸에 배지 않는다. 함께 웃고, 함께 울면서 꽤 긴 시간을 함께 보내야 목자에게 양냄새가 서서히 배기 시작하는 것이다. 

돌아가신 차동엽 신부의 책에 이런 글이 있었다. 

           
왜 막달라 여자 마리아에게 맨 먼저 부활하신 주님께서 나타나셨을까 ? 

까닭을 알고 싶으신가요?

왜냐하면 내가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예요.

나는 언제나 그곳에 있었답니다.

예수님이 머리 둘 곳조차 없이’ 고생하며 돌아다니실 때 

나는 그곳에 함께 있었지요.(루가 8,3)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실 때에도 나는 그곳에 있었어요.(마르 15,40)

요셉이 예수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릴 때에도 나는 그곳에 있었고요,(마르 15,46) 

요셉이 예수님을 무덤에 안치할 때에도 나는 그곳에 있었답니다.(마르 15,47)

안식일 다음날 이른 새벽에도 

나는 다른 여인들과 함께 빈 무덤’, 그곳에 가 있었지요.(마르 16,1)

물론 베드로와 요한이 황망 속에 다시 숙소로 돌아간 후에도 

나는 무덤 밖그곳에 여전히 울면서 서 있었답니다.(요한 20,11)

그러니 부활하신 주님이 최초로 나타나신 그곳

그곳에 나는 또 약속처럼 있어야 했던 것이지요.(요한 20,13-18)

 

까닭을 알고 싶으신가요?

왜냐하면 나에게는 그분이 전부였기 때문이예요.

내 사랑이 향할 데도 그분이었고

내 관심이 쏠릴 데도 그분이었고

내 시간이 바쳐질 데도 그분이었고

마침내 내 전재산 향료를 쏟을 데도 그분이었지요.

            마른 하늘에 날벼락처럼 그분이 체포되었던 그 순간

이어 철저한 실패자로 종을 친 그 비통의 순간

끝내는 모든 꿈이 날아간 듯이 보였던 그 절망의 순간에도

여전히 그분은 나의 하늘이었답니다.

까닭을 알고 싶으신가요?

왜냐하면 그분은 내 일생의 유일한 의미였기 때문이예요.” 
                                     (
차동엽,『시련을 이겨낼 희망의 메시지』에우앙겔리온, pp.28-30)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비가 오면 우산이 되어주기보다는 비가 오면, 함께 비를 맞아 주는 것이 사랑이요, 연대라 한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부활을 믿는 사람의 삶임을 교황님은 우리에게 알려주신 것 같다. 이제 교황님은 아버지의 집으로 영원히 돌아가시지만, 그분은 우리들의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것 같다. 오늘 복음은 나에게 막달라 여자 마리아처럼, 교황님처럼 살아보라 채근한다.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