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212호 2013호.04.21 
글쓴이 사회사목국 

“죄송합니다.”라는 말밖에는……

“죄송합니다.” 오늘도 어머니(43세)와 아버지(47세)는 밀린 월세를 내지 않으면 당장 집을 빼라는 집주인의 전화와 빌려준 돈을 빨리 갚으라고 협박하는 사람들에게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어머니를 쳐다보는 저에게 어머니는 속상한 마음을 애써 감추며 괜찮다고 합니다. 큰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은 부모님은 매일 죄송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하고, 그것을 지켜보는 저(17세)와 동생(15세)은 도움이 되어드리지 못해 더 죄송합니다.

평온했던 저희 가정에 먹구름이 밀려온 것은 제가 어렸을 적 집안에 도둑이 들어왔을 때부터였습니다. 그 당시 물건을 훔치러 들어왔던 도둑은 집에 가져갈 것이 아무것도 없자 순식간에 강도로 돌변하여 혼자 있던 어머니의 목과 복부를 흉기로 찌르고 달아났습니다. 어머니가 119에 도움을 요청하여 겨우 목숨은 구할 수 있었지만 그 후 어머니는 큰 후유증에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칼에 찔린 상처와 마음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고, 어머니는 매일 악몽을 꾸며 괴로워했습니다. 결국 사고의 후유증으로 인해 2년 뒤 갑상선 암이 발병하게 되었고, 어머니는 또 한 번의 목숨을 건 수술을 해야만 했습니다. 여러 번의 수술을 받은 후 증상은 조금씩 호전되었지만 어머니는 아직도 매일 약을 복용해야만 합니다.

어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버지는 해보지 않은 일이 없습니다. 밀려있는 병원비를 해결하기 위해 지인과 가구사업을 시작했던 아버지는 믿었던 지인의 배신으로 수천만 원의 빚만 떠안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저희 가족은 또 한 번 좌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밀린 병원비에 수천만의 빚까지 더해져 생활은 점점 더 어려워만 졌습니다. 다행히 성당 교우들의 도움을 받아 조그마한 장사를 시작하게 되었지만, 이 작은 행복마저도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며칠 동안 계속 아무것도 먹지 못하던 아버지는 병원을 찾아 건강검진을 받았고, 그 결과 이름마저도 생소한 육종 희귀변종 암이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미 온몸에 종양이 퍼져있어 수술 받기도 어렵다고 했습니다. 조금만 더 일찍 병원에 갔으면 좋았을 텐데……. 아버지는 자신의 무능함 때문에 온 가족이 고생한다며 치료받는 것도 거부하고 계십니다.

왜 저희 가족에게만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을 위해 작은 희망이라도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오늘도 부모님을 위해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주님, 저희를 위해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지켜주시고, 희망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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