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3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사도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의 축일로 시작되는 연중 제13주간은 토마스 사도의 축일과 우리나라의 첫 번째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의 축일로 마무리 짓고 있습니다. 한 주간 꽉 찬 것과 같은 축일을 지내면서 떠오르는 것은, 위의 모든 성인은 참으로 용감하신 분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이 이들은 이처럼 용감하게,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주님을 증언하게 했겠습니까?
어떤 사람이 공동묘지를 넘어 막 마을로 가려다가 너무나 밝은 얼굴로 뛰어노는 꼬마를 만났습니다. “공동묘지 근처인데 너는 무섭지 않니?” 이렇게 묻자 꼬마는 “아뇨.”라고 하면서 오히려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았습니다. “"왜 무섭지 않지?” 다시 묻자 꼬마는 활짝 웃으며 말했습니다. “우리 아빠가 이 묘지 관리인이거든요.”
참으로 그러합니다. 아버지가 묘지의 관리인이니 묘지를 무서워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위의 성인들은 생명의 주님을 주인으로 섬긴 사람들이니 무엇이 두려웠겠습니까? 물론 우리는 삶의 파도와 태풍 속에서 매일 같이 두려움에 사로잡혀 살아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우리에게 주님은 오늘도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와 함께하겠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햐느님으로부터 선택된 사람들이며, 하느님의 귀한 자녀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못했어도 역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베드로와 같이 배신의 흙이 묻어 있어도 하느님은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요나와 같이 불순종의 흙이 묻어 있어도 하느님은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다윗과 같이 간음의 흙이 묻어 있어도 하느님은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우리를 못 본 체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백성, 하느님의 자녀라는 보석이기 때문입니다. 성서에서 “두려워하지 마라”라는 말이 366번 나오는 것은 매일 매일 주님께서는 우리와 함께하며 지켜주시고 사랑하신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한 주간, 성인들의 축일을 지내며 우리도 주님을 우리의 주인으로 모시고 그 주님이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사랑하신다는 확신을 가지고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힘차게 희망을 품고 사랑을 실천하며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