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연중 제12주간 훈화)
준주성범: 제9장 위로를 찾지 못할 때(1)
1.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로해 주시면 사람의 위로를 가볍게 여기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하느님의 위로나 사람의 위로도 없이 다만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기꺼이 마음의 유배를 견디고자 하는 것, 그리고 모든 일에 자기를 찾지 않고 자기가 세운 공로를 생각지 않는 것은 참으로 위대한 일이다. 은총이 오는 그때에 네가 즐거운 마음과 독실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면 그 얼마나 좋겠는가? 이런 좋은 시간은 누구나 다 원한다. 하느님의 은총이 지켜 주는 사람은 참으로 편하고 유쾌하게 말을 타고 여행하는 것과 같다. 전능하신 분의 손이 그를 붙들고, 가장 훌륭한 안내자가 그를 이끄시지 않은가!
2. 우리는 항상 우리를 편하게 해 주는 것을 가지려 하지만 스스로를 떨쳐 버리는 것은 어려워한다. 라우렌시오 성인은 자기가 모시던 사제와 함께 세상을 이겨 냈는데, 이는 세상에서 즐거움을 줄 만한 것은 다 하찮게 보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위하여 자기가 극진히 사랑하는 하느님의 대사제 식스토와 이별하는 고통까지 인내로 견뎠기 때문이다. 그는 창조주에 대한 사랑으로 사람의 사랑을 극복하였고, 사람이 주는 위로 대신에 하느님의 선한 즐거움을 선택했다. 그러므로 너도 하느님의 사랑을 위하여 친한 벗, 필요한 벗과 이별하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벗이 너를 버리고 떠났다고 괴로워 마라. 우리 모두는 결국 서로 떠날 수밖에 없다.
<묵상>
‘자기과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들이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바라보기를 원하는 경향이 지나친 상태를 말합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으면, 인정해 주지 않으면, 관심을 주지 않으면 돌연 자기연민에 빠지고 맙니다. 그리고 피해망상으로 이어지기도 하지요.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사랑받는 것은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위로와 사랑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에 대한 기대와 애착이 크면 클수록 실망과 상처도 함께 커지는 법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한계를 인정해야 합니다. 신이 아닌 인간을 너무 믿지 마십시오. 한편 우리가 참으로 자유로워지는 길은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가능합니다. 인간은 결국 서로 떠날 수밖에 없는 피조물이지만, 하느님께서는 영원히 함께 하시는 창조주이시기 때문입니다. 참된 위로와 사랑은 하느님만이 주실 수 있는 선물입니다. 레지오 단원 여러분, 자주 성체조배를 하시길 권고합니다. 하느님 안에 머물 때 우리는 충만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