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아 훈화(2025년 6월)
# 하느님의 은혜
살아온 날을 돌아보면 지금까지의 모든 시간이 ‘하느님의 은혜’ 덕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태어난 것부터 성장하고 가정을 이루고 일하고 먹고 잠자는 것까지 하느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은혜’라는 제목의 찬양 가사에 ‘내가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내가 지나왔던 모든 시간이, 내가 걸어왔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라는 내용이 있는데, 새겨볼만 합니다.
나는 누구의 힘으로, 누구 덕분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는가를 묵상하면 사람은 교만하지 않을 것이고, 특히 하느님께 순종하게 됩니다. 교만은 내 힘으로 살아왔다는 생각에서 시작됩니다. 내가 무엇이나 되는 것처럼 자만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은혜를 생각하지 못합니다.
구약성경에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에서 구하시고 갈대바다를 건너게 해주셨지만, 그들은 하느님을 잊고 우상에 빠집니다. 하느님은 그들을 보고 ‘참으로 목이 뻣뻣한 백성’(탈출 32,9)이라 하셨고, 모세는 ‘너희 마음이 교만해져, 너희를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내신 주 너희 하느님을 잊지 않도록 하여라.’(신명 8,14)고 강력히 권고합니다. 뻣뻣한 목은 교만의 상징이고, 하느님의 손길을 잊은 상태입니다.
신앙인은 하느님으로 인해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내 삶이 모두 하느님의 은혜 덕분임을 기억하고, 겸손과 순종으로 하루하루를 채워가는 시간이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