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승천 대축일

(61-7)

장재봉 스테파노 신부 (부산교구)

암행어사, 인사 올립니다!

암행어사요즘에 저를 소개하는 닉네임입니다.

암에 걸려 더/행복해진/ 어리석은/ 사제의 줄임말이지요.

, 어째서 이런 고백이 솟구쳤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암 판정을 받고 지낸 시간은 모두, 은혜였음을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암 판정을 들었을 때의 막막함, 수술대에 누웠을 때의 두려움, 목전에 죽음이 다가와 있음을 생생히 느꼈을 때, 허약한 인간의 초라함을 목격한 순간, 하느님께서 선물하신 그동안의 세월을 허비하고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더 가지려는 탐욕으로, 매일을 스트레스로 채웠음을 느끼고 마음이 쓰라렸습니다. 이제 곧 삶이 마감될 수도 있다는 그 평범한 진리 앞에 당도하니, 달라지리라는 맹세도 전혀 소용이 없다는 절박감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이토록 짙게 후회만 가득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으니까요. 다시 생을 이어가게만 해주신다면, 먼저 화해를 청하며 누구보다 더 사랑하기 위해서 애쓸 것이라는 기도를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이기심’, ‘자만심’, ‘자기만족’, ‘출세욕’, ‘아집이라는 뱀의 머리를(교본, 62항 참조) 부수지 못했던 결과임을 부끄럽게 고백합니다. “레지오 단원이라면 단순히 마음이 편해지는 상태 이상의 것에 목표를 두어야”(교본, 337) 한다는 점을 무시했던 허물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단원은 성모님께서 그리하셨듯이, 뱀의 머리를 부술 것을 서약한 용사라는 점을 깊이 새깁니다. 하여 기도합니다. 단원 모두가 겸손의 옷을 입고 살아가기를, 더 낮은 자리를 선택할 수 있기를, 서로를 높여 존중하기 위해서 성모님의 도우심을 청하고 또 청하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레지오 단원 모두가 사랑하지 않을 이유를 찾는 어리석음에서 돌아서, 하늘의 지혜로 악을 능가하는 사랑을 살아가시길, 기도합니다.

겸손한 이들에게는 은총을 베푸시는 하느님의 축복으로 악의 머리를 부수는 하느님의 용사로 거듭나시길, 소원합니다.(1베드 5,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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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 강림 대축일

(68-14)

레지오 단원은 성령의 도구입니다.

장재봉 스테파노 신부 (부산교구)

 

나는 약할 때 강합니다라는 바오로 사도의 고백을 고스란히 닮고 싶은 이즈음, 제 하루 중에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하는 감사와 찬미를 여러분의 마음 문 앞에 배달하는 마음으로 글을 엽니다. 이 글이 여러분의 영과 마음과 생각에 꼭 필요한, 그래서 아주 반가운 택배 상품같기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당신의 아들을 희생시켜 우리를 구원하는 일을 계획대로 옮기셨습니다. 아들 예수님은 하느님의 사랑의 결정체이기에 세상의 온갖 죄를 짊어지고 스스로 속죄의 희생양이 되셨습니다. 이 아프고도 쓰라린 사랑의 고통을 통해서 우리는 구원되었습니다. 또한 세상에 난무하는 거짓과 믿음인을 미혹시키는 가식을 판별하도록 우리 곁에 성령을 보내셨습니다.

예수 성심 성월은 세상에 오시어 우리를 위해서 죽으신 예수님의 심정을 묵상하는 시기입니다. 그 지고한 사랑에 감읍하며 오늘도 매일 매일우리의 죄악에 찔려 고통당하시는 성심을 위로해드리는 때입니다. 지금 내 안에 계신 예수님의 마음이 어떠실지 살펴, 당신의 뜻을 살아내기 위해서 애쓰는 보은의 기간입니다.

혹시 내 안에 자리한 위선과 미움과 분노, 더해서 그분께 받은 사랑을 홀로 누리려는 심보로 사랑이신 당신을 짓누르며 가두어 버리는 우를 범하지는 않는지요? 물론 레지오 용사는 그렇지 않다고 믿고 싶습니다. 아니, 믿겠습니다. 레지오 단원은 지극히 거룩하신 성령”(교본, 15)께 선서한 성모님의 용사이기 때문입니다. “성령의 위대한 목적을 이루는 연장이 될 것을 서약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동정 성모님께 바치는 우리의 모든 신심은 우리를 성령께로 쉽게 이끌어 주는 넓은 통로가 될 것”(교본, 7)임을 깨달은 지혜인이기 때문입니다. 부디 성령의 도우심에 온순히 기대어 살아가는 천국 용사가 되어주시길 청하며, 조용하지만 매우 단단한 하늘의 위로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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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615-21)

성모님은 욕심 없는 일꾼원하셔

장재봉 스테파노 신부 (부산교구)

 

자식은 끝없이 훔치는 합법적인 도둑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태어나 을 훔치고, 자라면서 부모님의 것을 빚쟁이처럼 다 받아내며,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면 재산까지 훔친다라는 설명에 공감합니다. 이야말로 자식을 향한 부모님의 무한한 섬김과 부모님을 향한 자녀들의 끝없는 욕심을 잘 드러낸 말이라 싶은데요. 그런 면에서 인간에게 욕심 없는 삶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내 것을 비우고 물러서 낮아짐은 오직 주님에 대한 사랑과 형제적 사랑이 우위에 있을 때, 가능합니다. 때문에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인간의 본성을 거슬러야 합니다. 한마디로 녹록지 않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그리스도인은 참된 빛을 발견한 존재이고, 그 빛을 이웃에게 전해야 할 사명을 지녔습니다. 적극적으로 좋은 것을 열망하며 복음의 생활화에 도전할 것을 결단하고 선서하였습니다.

대 레오 교황은 우리가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모든 죄를 지은 것이고, 형제를 사랑했다면 모든 덕을 갖춘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교본 역시 우리는 다 함께 구원을 받아야 한다. 그리하여 다 함께 하느님 대전으로 나아가야 한다. 만일 우리들 가운데 어떤 이가, 다른 이들과 함께 가지 않고, 자기 혼자만 주님 앞에 나타난다면, 하느님께서 그에게 무엇이라 말씀하시겠는가?”(3311)라고 묻습니다. 가난은 예수님과 성모님의 삶이었고 교회는 그분의 가르침에 따라서 하느님 대전에 가치를 둡니다.

때문에 레지오 단원의 일상은 죄를 피하는 데에 머물지 않습니다. 스스로 가난한 교회로 존재하기 위해서 변화되어야 합니다. 성모님께서는 욕심 없는 일꾼(교본, 337) 통해서 당신 아들의 나라가 더욱 확장되기를 원하시는 당신의 진심을 간절히 토로하고 계십니다. 그 성심을 살펴, 언제나 이웃과 공감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하며 끝까지 배려하는 복음 관측소의 삶을 살아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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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성혈대축일

(622-28)

성체는 레지오 조직의 머릿돌이 되어야

장재봉 스테파노 신부 (부산교구)

휴양 첫날, 홀로 미사를 봉헌하며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라며 미사 통상문을 소리 내어 읽다가 멈칫했습니다.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라는 교우님들의 화답이 없으니 너무 어색했던 겁니다. 그날, 홀로 미사를 봉헌하면서 진심으로 교우님들의 화답에 큰 축복을 내려주시기를 청했습니다. 사제의 삶은 사제를 위해서 빌어주는 교우님들의 농밀한 화답으로 영위된다는 사실을 사무치게 느꼈던 것입니다. 제가 홀로, 빠짐없이 매일 미사를 봉헌하는 이유는 미사의 힘을 믿기 때문입니다. 미사는 우리의 마음을 지켜, 오로지 당신을 향하도록 이끌어 주는 능력이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 만큼 공동체가 성모님과 하나 되어 드리는 미사라면 더욱더 큰 힘이 발휘될 것은 자명합니다.

성체는 은총의 중심이며 원천이다. 그러므로 성체는 레지오 조직의 머릿돌이 되어야 한다”(84)라는 교본의 말은 진리입니다. 또한 영혼을 돌보시는 성모님의 모성에 동참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성모님과 일치하여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성체를 받아 모시지 않는 현실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교본, 84)라는 교본의 가르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삶에 시달려, 노동에 지쳐서 매일 미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분들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분들은 주일을 지키는 일만으로도 충분히 벅차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십시오. 또한 너무 분주해서 기도를 바칠 여유를 갖지 못하면서도 주머니에 묵주를 꼭 챙기는 분을 보실 때, 아름답고 고귀하다 칭찬하고 격려해주시길 권합니다. 이 또한 세상의 유혹을 뿌리치기 위해서 믿음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는 최선의 모습이니까요. 모두, 세상의 삶의 방식에 역행하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는 증거이니까요. 부디 거룩한 성체를 모신 하느님 자녀의 자긍심으로 곳곳마다 복음의 향기를 풍겨 감싸는 따뜻한 레지오 단원으로 지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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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연중 제13주간

(629-75)

교회의 가르침은 영혼의 생명을 제시해

장재봉 스테파노 신부 (부산교구)

 

사제가 되면 아무 걱정도 없을 것 같았습니다. 사제로 살아가면 모든 게 수월할 줄 알았습니다. 매일 미사를 봉헌하고 늘 기도를 바치면서 언제나 사랑만 하면서 지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사제는 매일, 마음이 무겁습니다. 신자들에게 이런 일, 저런 사연을 전해 들으며 그 아픔을 함께 짊어지게 되니, 걱정도 끊이지를 않습니다. 때론 열심한 신앙인임을 자처하는 이들이 교회의 가르침에 전혀 동떨어진, 오직 세상 이론에 물들어 세상과 타협하며 교회의 주장에 반대되는 사람을 볼 때, 사제의 마음은 상처가 깊어집니다. 진짜로 쓰라린 상처가 생깁니다.

물론 사제는 근심에 잠기지는 않습니다. 힘이 들고 어려운 일이 산재해도 괴롭지는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사제에게 어떤 상황도 견디어 내는 은혜와 어떤 상대에게도 짓눌리지 않는 힘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레지오 단원들에게도 성모님의 특별한 보호가 있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영혼의 생명을 지배하고”(교본, 61) 계신 까닭에 당신 아들 예수님을 보호하셨던 것처럼 모든 레지오 단원들을 당신의 품에 안아주시며 당신의 치마폭으로 감싸주십니다.

그리스도인의 특별함, 특히 레지오 용사의 특별함은 그분의 부르심과 그분과의 만남과 그분 곁에 머무름에서 비롯됩니다. 그분의 목소리를 잘 알아듣기 위해서, 그분의 가르침을 잘 알고 실천하기 위해서 우리는 영성의 그릇을 영신적 지식과 이해력으로 채워야 합니다. “성령께서는 자신의 항아리(각자의 영성의 그릇)에 먼저 물(신앙 안의 공부를 통해 얻은 것들)을 채우지 않는 사람에게는 영신적 지식과 이해력을 허락하지 않으신다”(교본, 3310)라는 교본의 예리한 가르침을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예수 성심 성월, 세상이 깨어나 변화되도록 교회의 가르침을 소리 높여 외치시는 교황님과 성직자들의 가르침에 귀 기울이시길, 강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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