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중미사 강론
2025.05.25 09:35

부활 제6주일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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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6주일(다해, 2025년 5월 25일)강론 
 
먼저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베트남 성지순례를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비록 아직까지 공산주의 체제하에 있지만, 베트남 교회는 우리 한국보다 더 많은 117명의 순교성인이 있고 이름 모를 무명 순교자도 30만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또한 ‘새로운 개혁 정책’으로 불리는 ‘도이 머이’정책으로 베트남은 경제, 사회와 더불어 전반적으로 젊고 발전해가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많은 신자 집들의 건물 외각에 성모님 상이나 예수님상을 공개적으로 모시고 있는 모습을 통해 ‘우리 가정은 가톨릭입니다’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는 선을 행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도 악을 저지르고 마는 인간조건(로마 7,13-24)인 원죄 때문에 선과 악 사이에서 내적인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과 몸이 따로 노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라한 사람을 대할 때, 마음은 동정심으로 넘치지만 표정은 짜증스럽기만 합니다. 마음은 간절히 원하면서도 행동은 마음에 미치지 못합니다.
 
이와 같은 조화와 일치에 역행하는 모습은 인간들과의 관계와 공동체 안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납니다. 한 인간이 내적 갈등이나 균형을 잃게 되면 타인과의 관계와 공동체에도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예를 들면 가족들 중, 누구 한사람이라도 심한 내적 갈등으로 자신만 생각하거나 아집과 독선을 부리게 되면 가정 전체가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그 가정은 상처를 입습니다. 우리는 죄를 짓는 인간 조건을 이겨내려고 그리스도교 신앙인이 되었습니다.
새가 한쪽 날개로만은 날지 못하고 서로 다른 날개가 있어야(非) 비로소 자유롭게 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생각이나 행동이 균형을 이루고 서로 보완할 때 서로의 마음을 하나로 만들어 모든 일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사랑과 평화를 말씀하십니다. 교회 전승에 따르면, 오늘 복음의 저자인 요한 사도는 세상을 떠나기 전에 침대에서 끊임없이 이렇게 중얼거렸다고 합니다. “내 자녀들아, 서로 사랑하라, 서로 사랑하라…….” 예수님께서 주신 사랑의 계명을 우리에게 전해주려고 마지막 순간까지 혼신의 노력을 다한 것입니다. 그만큼 사랑의 계명은 중요합니다. 도처에 불신과 폭력이 가득한 이 세상에 더욱 절실한 계명입니다. 
사랑의 다른 이름은 평화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평화가 강한 힘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평화는 강한 힘에서 오지 않고 그분의 사랑이 꽃피운 십자가의 영광으로부터 옵니다. 용서와 희생과 자기 비움을 통하여 우리 마음에 진정한 평화가 찾아옵니다.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신 스승님께서는 제자들이 안쓰러우셨습니다. 제자들을 사랑하신 예수께서는 이제 “보호자,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주실 것이다.”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죄인까지도 품어주시는 사랑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고통과 수난을 감수하시는 사랑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조건이 없는 사랑이요, 끝까지 믿어주는 사랑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죽기까지 열정을 다하는 사랑입니다. 이런 사랑을 조금이라도 본받고자 우리는 신앙인이 되었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이같은 사랑의 삶을 살려고 노력했던 바오로와 바르나바 사도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들은 구세주 그리스도를 위해 목숨을 내어놓은 사람들이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들은 세상이라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 예수님의 말씀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예수님의 협조가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사랑하여 예수님의 말씀을 잘 지키는 협조자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생각해 봅니다.
첫째는 원칙에 충실해야 합니다. 우리 신앙인의 원칙은 사랑, 겸손, 희생입니다.
둘째는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하느님 나라, 구원, 영원한 생명입니다.
셋째는 소중한 것을 택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부모, 가족, 이웃, 신앙 공동체, 건강입니다.
넷째는 듣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우리의 귀는 2개이고, 입은 하나인 이유는 한번 말하기 전에 두 번 들어야 한다는 뜻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갈등과 다툼은 듣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곤 합니다.
마지막 다섯째는 몸과 마음을 단련시켜야 합니다. 규칙적인 생활과 기도는 우리를 영적으로 강하게 만들어 줍니다. 영적으로 강해진 우리는 주님의 협조자가 될 수 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성체성사 안에서 늘 주님이 남겨 주신 평화를 인사하고 나눕니다. 형식적인 평화의 인사가 아니라 그리스도처럼 가정과 이웃 안에서 용서의 마음과 진실이 담긴 ‘평화’를 전해 줄 수 있는 사랑의 사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사랑과 평화를 우리 마음에도 새깁시다. 내 가정에서 그리고 내가 활동하는 장소에서 신앙인으로서 사랑과 평화를 실천하는 예수님의 참된 제자가 되겠다고 다짐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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