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부활 제4주간 훈화)
준주성범: 제6장 어진 양심의 즐거움(2)
1. 양심이 깨끗한 사람은 쉽게 만족을 누리고 평화를 얻을 것이다. 네가 칭찬을 듣는다고 더 거룩해지지 않고, 책망을 듣는다고 더 천해지지도 않는다. 너는 그대로 너다. 너 자신이 하느님의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 말할 수 없다. 네가 네 속이 어떠한지 잘 살핀다면, 사람들이 너에 대해 무엇이라 하든지 상관치 않을 것이다. 사람은 얼굴을 보고 가치를 헤아리지만 하느님은 마음을 보신다. 사람은 행동을 살피지만 하느님은 그 뜻을 살피신다. 항상 잘하면서도 자신을 변변치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겸손한 영혼의 표징이다. 세상 피조물 속에서 아무런 위로도 찾지 않는 것은 강한 신앙과 위대한 순결함의 표징이다.
2. 세상에서 인정받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을 분명하게 하느님께 의탁한 사람이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 ‘인정을 받는 사람은 스스로 자기를 내세우는 자가 아니라 주님께서 내세워 주시는 사람이다.’(2코린 10,18 참조) 내적으로 하느님과 더불어 살면서 외적인 애착으로부터 자유로운 것, 이것이 곧 내적 생활 상태다.
<묵상>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주변의 평판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자존감이지요. 자존감이 결여된 사람은 자칫 교만이나 자기 비하의 함정에 빠질 수 있습니다. 또 하느님은 겉모습이 아니라 속마음을 보십니다. 아무리 외적인 결과가 좋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마음이 불순하면 하느님 눈에 들 리가 없지요. 무슨 일을 하든지 우리가 겸손한 마음으로 행한다면 마찰도 없을 것이며 오히려 주변으로부터 존경을 받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인정을 받으려면 인간이 아니라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께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은 하느님 외에는 다른 것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 8,32) 라고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