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3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 더욱 마땅합니다.” 베드로와 사도들이 유다 지도자들 앞에서 담대하게 전한 이 고백은 주님의 부활을 체험하였을 뿐만 아니라 세상 끝까지 항상 함께 하시겠다고 한 주님의 약속을 체험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위대한 선교사 데이빗 리빙스톤 (D.Livingstone)은 말년에 옥스포드 대학에서 명예 박사 학위를 받게 되었습니다. 학위 수여식에 앞선 리빙스턴은 학생들 앞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무덥고 짜증만 나는 한낮이 계속되고, 또 춥고 소름 끼치는 그 많은 밤 동안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했노라는 리빙스턴의 말에 많은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또 말하기를, 온갖 짐승의 공격과 원주민들의 방해로 당한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사실 그의 오른팔은 사자의 공격으로 불구가 되어 있었습니다. 연설을 마치자, 한 학생이 손을 들고 일어섰습니다. “선생님! 선생님으로 하여금 아프리카 생활을 잘 이겨내도록 한 비결이 있었다면 그것이 무엇이었습니까?” 리빙스톤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습니다. “내게 비결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겠다'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과 그분의 십자가가 나를 끝까지 붙들어 주었을 뿐입니다."
리빙스턴이 예수님의 말씀에 위로를 받아 용기를 얻고 아프리카에서의 고난과 역경을 이겼던 것처럼, 사도들 역시 죽임을 당하셨고 성령의 말씀대로 부활하신 주님을 직접 만났던 그 체험이 모든 역경을 이겨내게 했던 것입니다. 부활 시기를 지내고 있는 우리도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수 있을 때만이, 우리의 신앙은 굳건해지며 어떤 역경도 이겨내는 힘을 얻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주님은 오늘도 고기를 잡는 우리에게, 곧 우리의 일상적인 삶 곁에 오시며 우리를 초대하고 계십니다. 우리의 주변에서 우리를 지켜봐 주시고 계신 주님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을 달라고 성모님께 부탁하며, 새로운 신앙의 눈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보고 우리의 신앙을 더욱 굳게 할 수 있는 축복된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