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중미사 강론
2025.05.04 09:38

부활 제3주일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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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3주일(다해, 2025년 5월 4일) 강론

 
화창한 봄 날씨, 밝은 햇빛과 맑은 바람 속에 꽃비가 흩날립니다. 봄은 사랑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혼자서 이 좋은 날 산책을 통해 걷노라면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닌 이제 비로소 사랑해야 할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그래서인지 특히 5월에는 사람을 기억하는 날들이 많습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모의 밤 등, 사랑스럽고 사랑해야 할 이들을 위한 날을 특별히 정하지 않아도 봄은 이미 충분히 사랑으로 충만합니다. 그렇다고 이번 긴 연휴를 너무 세속 일에만 몰두하지 마시고 하느님을 위한 일에도 관심을 기울여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오월의 첫 주일인 오늘은 교회가 ‘생명주일’로 제정하여 기념합니다. 우리 인간의 생명은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 인간에 대한 특별한 사랑으로 하사하신 선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생명의 주인은 당연히 하느님이시고, 인간은 단지 그분이 맡기신 생명을 잘 보존하고 풍요롭게 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관리인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인간복제, 체외수정, 시험관 아기, 낙태, 유전자 조작과 같이 경제가치를 더 우선시하여 인간 생명을 경시하여 소위 ‘죽음의 문화’로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을 잘 수호하고 보존하도록 그리스도인의 역할에 더욱 충실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부활하신 예수께서는 제자들에 대한 사랑 때문에 당신 자신을 따르던 일을 포기하고 일상으로 돌아간 제자들에게 다시 발현하십니다.
오늘의 요한복음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분됩니다. 먼저 예수님께서 티베리아스 호숫가에서 제자들에게 세 번째로 나타나신 내용과 다음으로 사도 베드로에게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 번이나 물으시고 ‘내 양들을 돌보아라.’고 당부하시는 후반부의 내용이 그것입니다. 
 
먼저 전반부의 내용을 보면 제자들은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을 포기하고 이제 과거의 자기 직분인 어부로 다시 돌아와, 고기잡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한 그 제자들에게 예수께서 나타나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라고 일러주십니다. 고기잡이에 대해서는 전문가였던 그들이었지만 자신의 뜻이 아니라 이 낮선 사람의 뜻대로 그들은 따랐고 결국 엄청난 고기를 잡게 됩니다. 그러자 그들은 그분이 부활하신 스승 예수이심을 알게 되었고, 예수님과 함께 아침 식사를 나누게 됨으로써 예수님의 영적 부활만이 아니라 육체적 부활도 확인하게 됩니다. 
사실 고기잡이에 있어서는 전문가였던 그들이 갑자기 나타난 이 낮선 사람의 말을 듣고 따라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그 무엇을 시사해 주고 있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따라야 할지 나의 판단을 믿어야 할지를 놓고 갈등할 때가 많습니다. 때로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면 손해를 볼 것 같고 내 욕심대로 하면 잘 될 것 같은 유혹에 빠지기도 합니다. 우리 신앙인이란 하느님의 뜻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 신자들도 세상살이에서 큰 문제가 닥치면 하느님의 뜻과 내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고 내 뜻을 따르면 잘 될 것 같은 유혹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경의 많은 내용은 하느님의 뜻을 따르면 현재는 손해를 보고 바보가 될 것 같지만 사실은 그 결과가 훨씬 더 행복과 기쁨을 주고 또 풍요로워진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내 뜻을 따르면 반드시 인간의 탐욕과 욕망이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의 요한복음 내용은 공간 복음에서도 나타나는데 그 구조의 배치가 차이가 남을 볼 수 있습니다. 즉, 공간 복음에서는 복음의 서두에서 제자들을 부를 때 나오는 내용이지만, 요한복음 사가는 복음의 후반부에 위치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치는 요한복음 사가의 더 깊은 신학적 의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예수님의 제자들 부르심이 공생활을 완성하는 부활 이후의 사건으로 묘사함으로써 이제 본격적인 의미의 복음 선포가로 사도들을 파견하시는 예수님의 제자파견이란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복음의 후반부인 베드로 사도에게 사랑의 내용을 세 번이나 강조하는 대목도 결국은 파견된 제자로서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사명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즉 어떤 성과를 목표로 하여 양적인 성공을 거두거나 사람들을 지배할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당신의 자녀들을 잘 보살피라는 것입니다. 
고린토 1서 13장에 나오는 사도 바오로의 사랑의 찬가에서도 믿음과 희망과 사랑 중에서 가장 제일은 바로 사랑이라고 노래하는 것처럼 우리 교회의 본질은 바로 사랑의 실천에 있음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부모가 되어 보아야 부모의 마음을 안다고들 합니다. 이를 통하여 우리는 누군가처럼 되지 않으면 진정으로 누군가를 알 수 없음을 알게 됩니다. 엎드려 기어 다니던 아기가 걸음을 걷기 시작했을 때 비로소 두 발로 걷고 있는 부모의 모습을 제대로 만납니다. 
예수님을 만나는 방법도 마찬가지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려면 그분과 똑같이 십자가를 짊어져 보아야 합니다. 십자가는 믿음이고 순종입니다. 그리스도처럼 자신을 버리고 순종해 보지 않으면/ 고통 속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이해할 수도 만날 수도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에게 물으십니다. “내 사랑하는 아들딸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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