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중미사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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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추모미사(다해, 2025년 4월 27일)강론
 
오늘은 부활 제2주일로서 지난 2000년 대희년부터 당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오늘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선포하시고 지냈지만, 금년은 지난 4월 21일 월요일에 선종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추모미사를 거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전례력으로도 부활 8일 축일은 장례미사를 포함하여 그 어떤 미사도 금지되어 있지만 부산 교구장 주교님께서는 이날을 예외로 선종하신 교황님을 위해 추모미사를 봉헌하도록 모든 본당에 명하셨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최초의 라틴 아메리카 출신의 제266대 교황으로서 2013년 3월 13일 교황에 선출되었습니다. 원래 조부모들부터 이탈리아 제노바 출신으로 남미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가서, 교황님은 그곳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Jorge Mario Bergoglio)였습니다. 1969년 사제 서품을 받은 그는 당시 아르헨티나 군부의 시민 학살과 고문이 극에 달했던 ‘더러운 전쟁’ 시기 예수회 아르헨티나 관구장을 지냈습니다. 항상 가난한 이들의 편에 서 계셨던 교황님은 가난한 이들의 성자인 아시시의 성(聖) 프란치스코의 길을 좇겠다며 교황명을 ‘프란치스코’로 선택했습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부의 편중을 성토하고, 교회 안팎의 권력자와 신자들의 위선을 앞장서 비판해왔습니다. 숙식의 관저를 교황 사도 궁전이 아닌 교황청에 업무상 방문한 사람들에게 숙박의 편의를 제공해온 성녀 마르타의 집으로 바꾸는 등 일거수일투족 청빈과 검소의 삶을 실천해오셨습니다.
특히 교황에 선출되면서 바로 당신은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시면서 예수회 수도자로서 청빈을 몸으로 사셨습니다. 그래서 선종하셨을 때 당신의 모든 재산이 100달러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몇 일 전 동료 사제들과 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들을 돌아보며 청빈생활을 반성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교황청 소속 추기경들과 직원들에게 관행적으로 주던 취임 기념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은 데서 시작해 바티칸은행과 교황청 재정을 개혁하시고, 종신형 폐지와 아동 성범죄 형량 강화 등 시국 형법을 개정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찬미받으소서’란 회칙을 통해 공동의 집인 지구 생태계의 훼손과 환경파괴를 걱정하시며 경종을 울리기도 하셨습니다.
 
지난 2014년 8월 16일 교황님은 광화문 광장에서 100만 명 이상의 신자들이 모인 가운데 124위 순교자 시복식을 거행하셨는데, 행사 하루 전에 교황청 직원들이 무대를 방문하여 교황님의 의자를 비롯하여 기타 고급스러운 시설들을 모두 교체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당일 카퍼레이드 시에 세월호 유족인 김영오씨 앞을 지나시면서 갑자기 차에서 내려 그분과 포옹하시고 위로하시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선종하신 후 지난 한 주간에는 시신도 없는 서울 명동성당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기 위해 얼마나 긴 줄이 이어져 무려 4시간이나 기다려야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어제 전 세계에 중계된 교황님 장례미사는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습니다. 역대 교황님들이 묻혀계시는 베드로 대성전 지하가 아니라 당신은 로마 시내를 벗어난‘ 더 크신 성모성당’ 소위 상타 마리아 마죠레 성당에 소박하게 묻히기를 원하셨습니다.
 
이제 88세 일기로 영원한 주님 품에 안기시지만, 항상 웃음을 잃지 않으셨던 프란치스코 교황님, 오늘 복음 말씀인 진복팔단의 첫 부분인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라는 말씀처럼 가난을 실천하시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영원한 친구로서 이제 하늘나라를 차지하시기 바랍니다.
비록 청빈을 실천하시지만, 가까운 동네 할아버지처럼 항상 기쁨과 희망 잃지 않도록 강조하시고 가톨릭 신자든 비신자든 누구에게나 용기를 북돋우셨던 교황님, 이제 한 주간이 지났는데 벌써 그리워집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 이제 고통스럽고 무거웠던 지상의 짐들을 내려놓으시고 천상 세계에서 주님과 함께 영원한 평화를 누리며 편히 쉬십시오. 살아있는 저희들도 당신의 뒤를 따라서 갈 준비를 하며 열심히 서로 사랑하고, 서로 나누는 삶을 사는 가운데 주님을 만나는 행복을 얻도록 노력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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