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팔일 축제 내 레지오 마리애 훈화
주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을 감싸고 있던 어둠의 세력인 무덤은 비었으며, 생명의 빛이 그 무덤을 비추고 있습니다. 주님의 제자들인 우리도 이제 부정적인 생각과 갖가지 고통과 두려움의 어두운 무덤에서 벗어나 희망과 기쁨 그리고 긍정적인 빛의 세계로 나가야 합니다. 세례를 통해 주님 안에서 죽고 새롭게 태어난 우리는 주님의 이 선물을 이미 충만히 받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봄날 아버지와 아들이 차를 몰고 기분 좋게 들판을 달렸습니다. 어디선가 왕벌이 차창 안으로 날아들어 왔고 이에 어린 소년은 심히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이 소년은 치명적인 알레르기성을 지녔기 때문에 벌에 쏘인다면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공포에 쌓인 아들을 아버지는 손을 뻗어 감싸면서 동시에 벌을 잡아 창밖으로 내쫓았습니다. 그런데 언제 다시 들어 왔는지 소년의 곁에서 윙윙거리는 것이었습니다. 새파랗게 질린 소년 앞으로, 다시 한번 아버지가 손을 뻗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자기 손을 가리켰습니다. 거기에는 벌의 침이 박혀있었습니다. "보이니?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단다. 내가 너를 대신하여 벌에 쏘였으니까"
우리는 마귀와 죽음을 물리치고 부활하신 분을 믿고 있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토마스 사도에게 보여주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도 당신의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고 계십니다. 바로 사랑의 징표이요 승리의 징표를 말입니다. 마치 윗 이야기의 아버지 손에 있는 벌침처럼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도 주님처럼 우리를 감싸고 있는 우리 어둠의 세력인 무덤을 벗어버리고 이 기쁨과, 이 빛을 우리 삶의 구석구석까지 전파하며 밝은 빛 속에 거닐어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주님 부활이 수난과 죽음을 통하여 얻은 것과 같이, 바로 우리 자신과 가정 그리고 이웃을 위해 바치는 우리의 희생의 제사를 통해서만 우리도 부활의 기쁨을 얻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 거룩하고 아름다우며 축복된 부활 시기를 시작하며 우리도 우리 자신 안에 자리 잡은 어둠의 세력인 무덤에서 나와 이웃들을 위한 배려와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새로운 희망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야 합니다. 이런 삶을 통해 주님께서 주시는 진정한 평화와 참된 자유를 누리기를 기도합니다.
